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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셔볼 음료/커피

인스타그램 허세의 흥미진진한 세계: 루소랩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나이테 구경하다가 떠오른 생각

by 맛볼 2015. 10. 15.

핸드드립 카페 루소랩에서 떠오른 인스타 허세에 관한 단상입니다.

인스타그램 허세 - 학력 과시의 허세, 재력 명품 과시의 허세, 나 완전 잘났어에 관한 여러가지 에피소드.

 

 

 

종로권에서 먹을만한 커피 맛으로 다섯 손가락에 꼽을만한 카페 - 루소랩 청진점 (in 그랑서울 청진상점가)

 

바리스타와 대면해서 핸드드립 추출 과정을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루소랩의 커피바.

 

계절마다 바뀌는 스페셜티와 COE 원두 메뉴는 약 10종.

원두에따라 가격은 5,000~18,000원까지.

가격이 높은 원두도 오늘의 커피로 지정되면 최대 절반 가격에 마실 수 있는 기회가 가끔씩.

 

루소랩에서 나무 구경하면서 유심히 들여다 본 나이테를 보면서 떠오른 인간의 나잇값과 허세 본능(?)에 관한 단상을 글로 정리했습니다.


* 관련 글

루소랩 청진점 나무의 재발견 taste.kr/1393


 

나무는 나이가 들면 이렇게 또렷하게 성숙한 나이 값어치를 하는데,

인간이 나이 들어 가는 나잇살은 정신적 성숙의 나이테와는 전혀 비례관계가 없는,

무수히 많은 증거들이 눈만 뜨면 온라인 오프라인 도처에서 쉼 없이 콸콸 쏟아져 범람.

 

20대, 30대, 40대 할 것 없이 나이를 불문하고

인터넷 세상에서 정신적 성숙에서 탈피 or 도피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닌 후루꾸 나이테의 사례는

인스타그램이라는 사진 SNS 버라이어티 쑈에서 매일 수십 수백 건씩 발견!

 

인스타 허세의 대표적 유형

- 틈만 나면 타인들에게 자신이 가진 비싼 물질, 명품 소비, 소비취향 과시하려 들고,

- '나 이런나라 저런나라 가본 사람이야' 위세하기에 바쁘고,

- '나 이런 학력, 자격증, 사회적 지위 보유한 사람이야' 주변 사람들에게 끝 없이 어필하고,

- '나 저런 유명인, 연예인이랑 친분 있는 사람이야' 뻐기고,

- '나 삶에 관한 이런 지혜와 통찰을 지니고 있어' 무한 자뻑하려 들고,

- '엄청 유명한 ○○○ 오너 셰프라는 사람의 레스토랑에서 뭐 먹고 인증 사진 작렬하고,

- 몸과 마음의 힐링을 위해서 특급 호텔의 제반 편의시설을 수시로 이용한다는 뉘앙스 방귀 뀌듯 풍기고.

- 미국 어느 대학 졸업하고 본토 어느 기업에 근무했다는 프로필을 영어로 빼곡히 적어 놓고.

 

뿜어 나오려는 설사를 온 힘 다해 똥꼬 오므려 막으려는 필사의 노력 만큼이나 진정 어려운 건,

세상 사람들한테 나를 과시하고 관객들로부터 우호적이고 부러움과 질투 성분이 담긴  피드백을 받으려는, 즉 인정을 갈구하는 욕망.
지금 나 갈구냐?

 

그런데...

관객들이 비웃는지도 모르고 허위의식, 허세를 작렬해대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사회적 지능이 많이 떨어진다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사회적 지능>은 뇌 속에서 <학습 지능>과 전혀 별개로 운용되는 서로 다른 나라입니다.

사회적인 지능과 학문적인 지능의 차이

 

 

나무는 계절이 바뀌며 세월이 가면 나이테를 만들며 나무둥의 원통을 키워 나잇값을 하는데,

직립보행하는 고등동물 인간은 나잇값을 못하는 닝겐들이 너무나 많음.

 

허세 올림픽의 메인스타디움인 인스타그램 뿐만 아니라 인터넷 세상 도처에는 허위의식 군상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가득그득.

 

스마트세상이 놀라운 이유는...

- 3초 안에 간편한 패턴 결제

- 버스 도착시간 알기 기능

- 내가 위치한 음식점을 자동 파악해 할인가능카드 보여주는 기능

같은 IT 잔기술들보다는 이런 허세 군상들을 손 안에서 손가락만 움직여서 다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

 

인스타 허세 양반들의 액쑌들을 구경하는 관음증도 중독성이 강해서 좀처럼 끊을 수가 없는 부작용이 심각합니다.

 

 

최근에 발견한 인상 깊은 허세 사례들

 

한남동 먹자골목 지나다가 발견하고 빵터진 삼시술끼 간판보다 100배 더 강력하게 빵터진 허세 3종 세트입니다.

 

1. 인터넷 기반으로 패션 소품 판매하는 사람

방문자들한테 자신의 실력을 어필하려는 목적으로 프로필에 써 놓은 문구에 빵터져서 한참을 정신 못차렸던 텍스트.

"전략....대기업 어느 회사 출신에...중략...미대를 전공한 패션 전문가....후략"

대학 입학 비즈니스의 브로슈어가 아닌 , 개인이 자기소개 하면서 미술을 전공한 게 아니라 미대를 전공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듣도 보도 못했습니다.

진지한 머리와 자세로 미술을 예술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어휘 선택에서 [미대]가 아닌 [미술]을 말하는 게 보편성.

 

2. 인스타그램 프로필 텍스트

(한반도 제일 유명한) "□□여대 ○○○ 석사 졸업 . 땡땡 뷰티 컨설팅 경력 풍부"

저 한 줄을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내보이기 위해서 그토록 많은 인생과 돈과 머리를 투여했나 봅니다.

 

3. 인스타그램 사진

차 안에서 운전대 앉아서 찍은 사진인데 네모 왼쪽 아래 모서리에 1억 후반 마세라티 마크를 1/3 정도 보이게 하면서 주된 촬영 피사체는 오디오.

대략 텍스트 "오늘도 수고한 나, 퇴근길에 잔잔한 음악을 듣는 소박한 행복~"

더 없이 여리여리한 마음으로 겸허하게 인생을 살아간다는 서민 코스프레인가요?

 

문화 무크 잡지 킨포크를 악용(?)하는 허세 사례들도 있는데 꼭 한 번 살펴보세요.

읽는 목적이 아닌 허세 받침으로 쓰이는 킨포크

 

분별 없이 허세와 허위의식을 내보이는 사람들의 뇌 속에는, 나이테에 있는 옹이 같은 게 들어 있어서, 그런 말과 행동을 지속하는가 봅니다.

 

아니면 뇌에 이렇게 손상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내일도 인스타 허세를 구경할 생각에 잠을 못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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