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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볼 향수·패션·뷰티/향수

향수의 기승전결에 관하여: 펜할리곤스, 딥티크, 조말론 / 니치향수, 매스향수의 차이

by 맛볼 2017. 4. 23.

니치향수 펜할리곤스, 딥티크와 매스향수 조말론을 예로 들어 적어보는, 향수의 작품성과 스토리텔링..즉 향수의 기승전결에 관한 이야기

매스향수 - 조말론 / 니치향수 - 펜할리곤스 딥티크




● 글·사진: 기타리스트 김규형 instagram.com/guitarmankh


펜할리곤스 - 오드 코롱 EAU DE COLOGNE

라 부티크 블루 갔다가 오 드 버베인과 고민하다가 가져온 향수.

오 드 코롱이라길래 부향률이 무진장 낮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말만 그렇고 실제로는 오 드 뚜왈렛이라고.

다만 베이스가 없다고 한다. 덕분에 지속력이 조금 아쉽다는 얘기를 들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않았던가! 시향을 해보았다.

펜할리곤스의 향수의 특징은 아무래도 화사한 느낌인 것 같다.
화사하며 산뜻하게 다가오는 시트러스한 느낌이 아주 인상적이다.
레몬과 라임의 향이 상쾌하게 퍼지는게 마치 레몬 껍질 벗길 때 느껴지는 그런 향이다.



딥티크 - 오에도 OYEDO, 필로시코스 PHILOSYKOS

비슷한 컨셉으로 나오는 향수는 딥티크의 오에도쯤 되겠다. 오에도를 싫어하는건 아니다.

딥티크 특유의 단조로운 전개가 너무 아쉬울 뿐. 오랜지향이라는 단순한 전개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

즉 기승전결이 없다. 이건 모든 딥티크 향수의 공통적인 특징인듯.

좋아하는 향수인 필로시코스도 마찬가지다.

이건 참 딥티크라는 브랜드가 이런 정체성을 갖고 일부러 이러는 것인지 아니면 딥티크가 갖고 있는 문제점인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펜할리곤스가 지닌 향기의 기승전결

펜할리곤스는 이 점에서 아주 놀라운 향수이다.

(오 드 코롱은) 베이스가 없는데도 뚜렷한 기승전결이 있다.

물론 베이스가 없는 결과로 상당히 향이 가볍다. 뿌렸는지 안뿌렸는지 모른다는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

와인으로 치자면 바디같은 개념이 아닐까? 산뜻한 시트러스향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향긋한 느낌이 있는데.. 이게 어떤 향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찾아보니 미들 노트에 베르가못이라 써있던데 내가 베르가못이라는 것의 향을 직접 느껴본 적이 없기에 이건 베르가못의 향이라고 얘기할 수 없을 것 같다.

마치 스토리를 갖고 있는 연극을 보는 느낌을 향수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건 참으로 재미난 일이다.

단점이라고는 상대적으로 짧은 지속력이 아닐까싶다. 그런데 이것도 짧은 지속력이라 얘기하기 조금 애매한게 세시간정도 지속이 되는 느낌이라 조금씩 담아다니면서 뿌려주면 문제될 것은 없을듯.



조말론으로 생각해보는 향수의 작품성과 완결성

향수의 기승전결을 얘기하면서 생각난 향수가 조말론이다.

조말론을 시향하면서 정말 놀라웠던건 뿌린 직후의 향과 한참지난 후의 향이 전혀 다를 것이 없다.

더 놀라운건 브랜드 차원에서 향수의 레이어링 혹은 블렌딩(섞어뿌리기)을 장려한다는 것이다.

향수라는 것이 향을 담고 표현한 예술품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한다면 향수 그 한병으로 완벽한 완결성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변하지 않는 향이 그들이 생각하는 완결성이라면 정말 지루한 영화를 보고 있는 것과 다를게 없을 것이다.

그럴거면 향료 사서 물, 알콜에 타서 적당히 섞어서 쓰고말지.

시간 여유있게 두고 계속 쓰면서 차근차근 느껴봐야겠다!


향수, 향기, 브랜드, 가게, 사람에 관한 사진 & 이야기
향수 웹진 퍼퓨머 perfumer.kr  /  퍼퓨머 인스타그램 instagram.com/perfum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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