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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볼 음식/해물음식

[서울 돈암동 맛집] 다행히도 얼치기 TV맛집 코너에 안나온 '쭈꾸미 HOT'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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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회사에서 1시간 거리 돈암동의 쭈꾸미 HOT이라는 곳에 가서 점심을 먹고 왔다.
음식의 맛은 아주 좋았지만 먹는 동안 가슴에 무언가 걸린듯 찜찜함이 마음 한 켠에 자리 잡고 있음이 느껴졌다. 왜일까?

다른 때라면, 언제 어디서든지 간에 무언가를 먹는 그 순간, 그토록 즐거운 시간에, 먹는 내내 죄책감을 동반한 마음 편치 않음의 상태가 유지될 이유는 전혀 없을 것이다.

이유인 즉,
약 한 달 전부터 돈암동 매운 쭈꾸미집 타령을 하며 친구랑 다음 주에 가자고 굳게 약속을 했었는데, 친구의 과다 업무량 등 여러가지 사유로 쭈꾸미 집 방문이 한 주 또 한 주 미뤄진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내가 쭈꾸미 땡김신의 강림에 굴복해서 며칠을 더 참지 못하고, 옆 부서 동료랑이라도 가서 먹어야겠다는 배신성 일을 거행했기 때문임을 나는 잘 안다. 결국 나는 일종의 '믿었던 도끼' 입장이 된 듯 하다.

나의 점심 시간을 '이글 아이'로 들여다 보고 압박이라도 하는 거 였는지, 친구가 메신저에서 갑자기 쭈꾸미 얘기를 꺼냈을 때, 나는 기습 당한 군인 마냥 몹시 당황했고(메신저가 아닌 대면 대화에서 였다면 얼굴 표정으로 바로 나타났을 것이니 실시간으로 뽀록 났을 것), 그저 흠.... 이라고 어정쩡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나의 도끼질을, 안한 것으로 덮어버리기 위해서, 나름 착한 음식을 내놓는 쭈꾸미 HOT 포스팅을 안 할 수는 없다. 
(머리 굴리다 걸리면 이글 아이는 가중 처벌을 내릴 것이 분명하니까, 홀가분한 자진납세의 의미도 있음)


쭈꾸미 HOT
<'대한민국 모든 요식업소들의 TV 방영 맛집화' 달성을 위한 범방송계 10개년 계획>이라도 벌이고 있는 건지, 온갖 TV 채널들에서 스팸처럼 우웩우웩 토해내고 있는 그 흔한 각종 맛집코너에 방영되는 간택을 받지 못한(안한?) 덕분에 요란하게 치렁치렁 내 건 개주접성 <TV방영 증거판>은 다행히도 볼 수 없는 곳이라서 더 마음에 드는 매운 쭈꾸미 집.


좌냉면, 우족발.
깃대봉 냉면과 오백집이라는 내로라하는 유명한 맛집을 좌우로 거느리고 조용한 위용을 보이고 있는 곳임.



홀 탁자 6개와 둘이 창밖을 바라보며 먹는 2인용 창가 탁자 1개.



철판에 얹어지기  전.
2인 13,000원. 3인 20,000원.
다른 쭈꾸미집들과 비교해서 가격대비 평균적으로 20~25% 정도 많은 양을 정책으로 하고 있음.




이곳의 특장점이랄 수 있는 일종의 냉채 메뉴인 '우무묵사발'.
스타는 신비주의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백댄서 등 구성원들은 보여주지 못하고 베일에 덮인 상태로만 보여줌.
배신자의 말로는, 늘상 묵사발이 되도록 얻어 터지는 것으로 귀결이 되었던가?




최선을 다해 군소리 한 마디 없이 묵묵히 볶임 당하고 있는 쭈꾸미.



위생적으로 관리해 내놓는 깻잎과 상추에 다리 2개 붙은 쭈꾸미를 골라 얹고 곧휴와 마늘을 하나씩 장착.
가게 측에서는 아주 맵지도, 맹탕도 아닌 적당히 매운 정도의 곧휴와 마늘만을 선별해서 제공하고 있음.



왼쪽은 콩나물과 함께 볶아져 있는 쭈꾸미, 오른쪽 빨간 것은 철판에 새로 진입한 쭈꾸미.



약한 불로 계속 끓이면 국물이 졸듯 걸죽해지며 그 매운 맛을 드러냄.
한 숟갈 듬뿍 떠서 먹으면 그 칼칼함에서 비롯된 환희심이 아우라처럼, 후광처럼.

먹는 이에 따라서는 걸죽한 이 국물 한 숟갈은 입속에서 목넘기기까지 몇 초간의 쾌감을 선사한 후,

몇 시간이 지나면 과민성대장증후군적 증상인 설사로 장렬하는 경우도 있음.



밥을 볶아서 철판을 코팅.


 매운 감정을 나름 표현한 벽낙서들.
벽이 온통 시뻘겋기 때문에 더 매운 심정이 들 수도....



쭈꾸미 HOT의 왼팔, 깃대봉 냉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모르는 사람은 향후 10년이 지나도 통 모를 창신동 '깃대봉 냉면'이 이곳으로 이전.
깊이 있고 중후하고 안절부절 못하며 경끼 유발하는 조낸 매운 맛을 보고 싶다면,

이곳에서 제일 매운 냉면의 시식을 권함 → 인생의 매운 맛을 가상체험 할 수 있음.

쭈꾸미 HOT의 오른팔, 오백집.
아구찜과 족발 2가지만 파는 집. 일반 배달 족발 가게에서 中자(25,000원)로 파는 양이 여기는 19,000원이다.

포장 손님들이 많아서 미리 포장해 놓은 족발을 검은 비닐에 담아서 문 앞에 쌓아 놓고 있으니 돈만 �- 주고 바로 가져 가면 됨.


쭈꾸미 HOT

이 글은 쭈꾸미 HOT을 강력히 애써 추천하고자 하는 의지로 포스팅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이런 먹거리 집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정도의 취지임을 밝혀 둠.

 

 리뷰어

맛볼 (쭈꾸미 HOT 방문 : 2회 이상)

 상 호

쭈꾸미 HOT

 주 소

서울 성북구

 전 화

02-953-2242

 위 치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역 ③번 출구로 나와서, 바로 오른쪽으로 꺾어 돈암시장 입구 지나서 주욱 내려가면 됨. 횡단보도 건너지 않음.

 기 타

주인의 배짱정책이 아니라 게으름(추정)으로 낮장사(~1시) 점심 메뉴는 없음.

 웹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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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비스 내용

 쭈꾸미 2인분,우묵사발, 볶음밥

 방문 시기

2008년 12월

 공간 친밀도

★★★★★★☆☆☆☆ (샵 공간 인테리어에서 느껴지는 심리적 안정감과 친밀함)

 공간 청결도

★★★★★★★☆☆☆ (샵 공간 및 인테리어의 비품의 정리 정돈 및 위생 상태)

 직원 친절도

★★★★★★★☆☆☆ (샵 직원들의 친절 정도)

 직원 전문도

★★★★★★☆☆☆☆ (샵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직원의 숙지, 전문성)

 식기 위생도

★★★★★★★☆☆☆ (샵 직원의 위생 상태, 식기 도구들의 청결 및 소독 상태)

 음식 만족도

★★★★★★★★☆☆ (가격이 고려된, 주문한 음식과 용기의 미각적, 시각적 만족도)

 칭찬 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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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의 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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