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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셔볼 음료/차(茶)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는 유자차에 들어 있는 유자씨를 씹었다

by 맛볼 2013. 1. 7.
어제.

근 반 년 만에 방문한 인사동의 어느 찻집.

여기서는 항상 녹차만 먹어 왔는데 겨울이고 해서 이번에는 유자차를 주문해봤다.

직원이 사발에 담긴 유자차를 갖다 주고 난 후, 주인 아주머니께서 통로를 지나시다가 알은체를 하셨다.

유자차를 들여다 보시더니 한 말씀 하시길,
"어~ 유자 씨가 들어 있네요. 그거 넣었...."

이 말씀을 내 식대로 해석한 뉘앙스는 대략 이런 정도,
"유자차에서 씨는 토핑 같은 건데...마티니에 들어 있는 올리브 한 알 같은...."

내 생에 찻집 유자차는 한 오십 몇 번 쯤 사먹었는데 유자씨가 들어 있는 유자차는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다.
씨에 대한 언급을 안하셨으면 살아오면서의 학습대로 그렇겠거니 씨를 비껴 먹었을 건데,
씨한테도 알은체를 그리 하시니 '과일 씨는 보통 훈훈치 않은 맛이던데...' 생각이 스치면서도... 내 맘대로 미루어 짐작해서...ㅎㅎ
혹시 이건 훈훈한 씨? 그러면 보는 앞에서 먹는 게 예의인가? 싶어서 바로 땅콩만한 씨를 건져서 입에 넣고 으깨 씹었다.

읍~ 유자씨는 완전 씁쓸했으며 혀는 급 아릿아릿~~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져...
그래도 매 맞는 거 얼른 마저 다 맞고 끝내려 씹음을 쉬지 않고 잘근잘근해서 바로 꿀꺽 넘겼다.



그래서 씨 씹은 계기로 유자차가 새삼스러워져서 쟁여 놓고 먹을 겸사겸사 오늘 편의점에 가서 유자차 1kg 한 병을 구입.
이렇게 빙 돌려가며 들여다 봤는데 납작한 씨는 드문 보이는데 알통통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유자씨 잘 알지도 못하면서...나는.

*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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