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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셔볼 음료/커피

카페 근무자가 지켜야 할 아주 기본적인 사안들 - <1> 에스프레소와 데미타스 1 of 3

by 맛볼 2013.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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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어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주문한 에스프레소.....가격은 1유로.

 

카페 근무자가 지켜야 할 아주 기본적인 사안들 - <1> 에스프레소와 데미타스

Part.1
- 글 들어가기에 앞서
- 국내 에스프레소의 소비
- 유럽 에스프레소가 아닌 미국 에스프레소
- 에스프레소 소비자의 두 가지 유형

Part.2
- 어떻게 해야 할까? : 직원이 할 수 있는 노력
- 어떻게 해야 할까? : 에스프레소를 대하는 오너의 자세

Part.3
- 데미타스의 비밀
- 내 생애 최악의 카페
- 개인의 취향
- 가치 있는 노력
- 글을 마치며


저는 카페에 자주 갑니다. 밥 값과 커피 값 중에서 어떤 게 더 많이 나가냐고 하면 당연히 커피 값입니다. 이유는 커피를 좋아하기 때문은 물론이고, 책을 읽거나 공부하거나 일할 때 카페에서 하는 것이 다른 공간에서 보다 더 잘 되기 때문이지요. 공공 공간이 아닌 사공간에서는 몸과 마음이 느슨해지게 마련이라 정자세를 유지해 두뇌 사용의 효율성을 높여 일하려고 카페를 찾아 갑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여러 카페들을 다니면서 이곳 저곳 관찰하다 보니 카페로서의 기본을 지키지 않는, 즉 개념 없는 커피점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 몇 가지 기본들만은 카페들이 왠만하면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아직은 경험도 필력도 부족하지만, 그리고 다듬어지지 않은 내용이지만 지금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글 들어가기에 앞서
 
앞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카페에서 공부나 일을 하면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저는 여러 카페들 두루 다니면서도, 다들 그러시지만 저도 어느 한 카페의 요소들이 흡족하게 마음에 자리 잡으면 주야장천 그곳만 가는 속성이 있는지라, 애쓰지 않아도 단골 카페의 보이지 않는 자체 룰, 청소상태, 피크타임, 직원성향 등을 자연스레 웬만큼은 알게 되더군요.

또한 저도 카페에서 서비스 종사자 입장으로 반년 이상 근무한 경험도 있어서 순전히 고객만이 아닌 직원의 입장의 카페 운영과 속사정들을 겪은 시선도 글에 담겨 있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말씀 드리는 이야기는 일부 책이나 인터넷에서 습득한 표면적 지식도 있지만, 대부분은 카페 근무자로서 그리고 고객으로서의 경험과 학습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그리고 커피와 카페를 단순 상업적/식품적 대상만이 아닌, 더 큰 차원에서 문화 현상의 주제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카페 근무자가 지켜야 할 아주 기본적인 사안들>시리즈의 처음은 에스프레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읽으시는 분들에 따라서 익히 알고 있는 내용도 있을 것이지만, 이제 커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므로, 뻔하거나 자잘한 팩트와 사례들도 모두 담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저는 단골 커피점에 가면 에스프레소를 주문하고 오랜 시간 앉아 있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점심이나 저녁에 서너 시간을 걸쳐 있다 보면 끼니와 음료를 카페에서 한 번에 해결하는 경우도 많아서 두 번 방문에 한 번은 높은 객단가를 주문하는 편입니다.
그러니까 카페는 기호와 문화를 위한 공간일 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한 음식점이기도 한 것이지요.

저는 에스프레소를 좋아해서 그것을 주문하는 것이지, 오백원 천원을 아끼자고 에스프레소만 달랑 시키고 삐대는 고객은 아니라는 결백(?)을 이 글을 보는 카페 주인장님들께 미리 말씀 드리겠습니다.

카페 경영자님들께서 지탄이나 찌질함의 대상으로 저를 바라보는 시선은 엄금합니다^^;



 국내 에스프레소의 소비 

여러분이 생각하시기에 에스프레소의 판매 비율은 한 점포에서 하루에 퍼센트 정도 될까요? 장담컨대, 그 카페의 에스프레소가 정말 맛있다고 소문나지 않는 이상 하루 판매량의 10%도 넘기 힘들 것입니다. 그만큼 한국의 에스프레소의 소비량은 적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럽 에스프레소가 아닌 미국 에스프레소

그건 먼저 우리나라의 커피문화가 미국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너무 오래 전 이야기는 할 필요도 없이, 현재 국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에스프레소 베이스 커피들은 그 본류인 이탈리아 유럽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미국 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고 교류가 많았던 우리나라로서는 당연한 현상이지요.

뭐 이런 부분들은 국내에 넘쳐나는 커피 책들에서도 거론되고 있겠지만.

미국은 에스프레소에 우유와 시럽 등을 많이 넣은 베리에이션 음료들을 많이 개발/소비하고 있으며 에스프레소의 소비가 상당히 적습니다. 그런 커피 문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다 보니 우리니라도 역시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의 소비가 더 많게 된 것이지요. 약간만 더 뒤로 돌아가면 우리나라의 커피는 일명 다방 커피와 포트 커피가 주를 이루었는데 그 포트 커피가 바로 미국의 흔한 커피 마시는 방식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시방 타임의 커피 문화는 미국식 입니다.



 에스프레소 소비자의 두 가지 유형

그럼 이런 대중적인 커피 소비 문화에도 불구하고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는 고객은 어떤 사람일까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A. 에스프레소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
B. 에스프레소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 
 
여기서 에스프레소를 모르는 사람 A는 그저 메뉴판의 맨 위에 적혀져 있고 가격이 싸니까 시키는 사람과 무엇(용량, 농도)인지는 알지만 맛은 모르겠고 그냥 시간이나 때우려고 자리값으로 시키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에스프레소를 아는 사람 B는 커피에 대해서 각별한 지식과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근래에 유럽 특히 이탈리아를 여행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이탈리아 땅을 밟고 온 후 본격적으로 에스프레소에 풍더엉~ 빠졌습니다.)

에스프레소를 모르는 사람 A에 속하는 사람들 중 십중팔구는 주문해서 나온 것을 보게 되면 먼저 "애걔?! 요거 밖에 안돼?"라는 반응을 보이고 마시고 나서는 "엑! 이게 뭐야?" 라는 반응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불만족함을 느끼게 되지요. 또는 아메리카노를 에스프레소로 잘못 알고 시키고 나서 왜 이상한것이 나왔냐고 하는 상황도 종종 생깁니다.

에스프레소를 아는 사람 B는 어떨까요?
이 사람은 완벽한 에스프레소를 원합니다. 완벽한 한 샷이 데미타스에 깔끔하게 담겨지기를 원하고 크레마도 적당히 있으며 스푼까지 겸비된, 책에서 봤던 유럽에서 봤던 간에, 최고의 한 잔을 기대하고 원합니다.

이 두 유형의 사람을, 직원은 과연 구분 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NEVER입니다.
주문하는 내용만으로 이 손님이 어느 정도의 기대치와 경험치를 가졌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 고객의 수준을 (선입견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고 경솔한 행동입니다. 자칫 손님의 커피 수준을 우습게 보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으므로.

실제로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인데요. 지인과 함께 프랜차이즈 카페에 갔던 제 친구는 주문을 하고 오는데 잔뜩 화가 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이유인 즉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는데 직원(단기 비정규직 추정 = 알바) 두 명이 웃으면서 이거 아주 쓴 건데 드실 수 있으세요? 하고 크크~하며 웃었다고 합니다. 아주 무개념이죠.

그런데 그 친구는 이미 카페에서 2년을 일한 경력이 있는 완벽하게 "아는 자"였는데 알바들이 그렇게 쉽게 손님을 판단하는 마인드가 불쾌했던 겁니다.

이 사례는 아주 극단적인 경우이지만, 자주 가는 카페들에서 접하는 직원의 응대 태도에서 이렇듯 "이런 걸 왜먹나?" "알고나 먹는 건가? 헐~" 등, (손님에 대한 걱정이 아닌) '척한다'고 여기거나 '같잖다' 식의 감정을 담은 표정을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서 사례처럼 알바 직원들이 그런 반응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았기 때문입니다.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나 같은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오너 또는 관리자가 손님이 에스프레소를 시킬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교육하지 않았다는 뜻이지요. 카페 경영 차원에서 이런 상황은 직원의 소양 문제 10%, 근원 귀책사유로서 관리를 못한 오너의 능력 부재가 90%입니다.

Part.2 어떻게 해야 할까? : 직원이 할 수 있는 노력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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