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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셔볼 음료/커피

카페 진상손님 이야기 <2> 어느 여자 교수님 내 눈 앞에서 펼친 아메리카노 1잔을 2잔으로 만드는 리필적 마술

by 맛볼 2013. 6. 27.
아메리카노 리필, 개인카페 리필 진상 손님, 찌질한 교수님, 개인카페 리필정책, 카페 진상손님 종결자





카페 진상손님 이야기는 카페를 운영/근무하고 있는 분들이 전해주신 육성 사연을 정리해 소개하는 연재물입니다.
본 연재는 카페 문화 선순환의 한 축인 소비자를 잠재적 진상 성향자로서 도매금 의도하는 목적이 아님을 밝힙니다.
사연의 특성에 따라 1.구술한 그대로를 옮겨 적거나 2.취지와 사실이 유지되는 범위에서 재구성하기도 합니다.




위 사진은 아래 사연과 전혀 관련 無.


(사연자가 상황을 설명해주면서 '말투와 욕을 최대한 반영해달라'는 요청을 따랐으며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우리 카페는 아메리카노 2,500원.

내 카페가 있는 거리 100m에 소형 카페가 4개나 있다.

그중에 제일 인접해 있는 옆에 옆에 건물의 경쟁 카페를 2주 전 어느 30초 언니 둘이 인수했는데 개업기념 이벤트라고 아메리카노를 7월까지 1,500원(기존 정상가 2,700원)에 팔아서 미치고 환장하겠음. 시앙--
가격 인하에 대한 근처 손님들의 반응은 인지상정인지라 단내 나는 데로 줄지어 찾아가는 개미와도 같으니.

그렇다 치고...


자주 오는 손님들 중에서 주문 이외의 대화도 나눈 적 있는 분들께 주인 재량으로 아메리카노 샷 추가 무료로 제공하는 편.

한가한 시간에 오셔서 수다를 몇 번 떨면서 알게 된 그 여자분의 직업은 50대 초반의 대학 교수님.
예전에 오셔서 지인과 대화 나누는 거 안듣는 척하면서 귀쫑긋 귀담아 들었는데 **학과에 전임강사는 아니고 정교수가 분명하다.

지인과 와서 보통 최소 2시간 정도 담소를 나누고 카페를 나서는 편인데, 나와 수다 떨기도 했으니 오래 있는 거에 대해서는 좋다고 본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지인과 함께 오신 그 교수님은 아메리카노를 한 잔 주문하면서 샷을 추가하셨다.

두 분이 저 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더니 다시 바로 오셔서 머그컵에 뜨거운 물을 한 잔 달라고 하신다.

느낌이 왔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아니나 다를까 자리에 가서 더블샷 아메리카노의 반 쯤을 물잔에 붓더니 다시 그것을 아메리카노에 되부어서 농도를 맞추고 다시 물컵에 나누어 담아서 두 잔의 아메리카노를 만들었다.

담력 무지 세고 눈총 튕겨낼 만큼 낯바닥 두꺼워야만 가능한, 차력에 가까운, 카페주인 앞에서 보이는 아메리카노 1+1 생성 마술.
이런 멘탈에 붕대 칭칭 감을 시추에이션 같으니라구.

차력 선보인 교수님과 지인은 2시간을 머물다가 떠났다.

교수씩이나 되는 그 분의 인간적 가치는 선보인 마술과 함께 사라졌다.

그리고 교수 아니랠까봐 사람 마음 공부 지대로 시켜주셨다.


 교수님과 지인이 1인당 1,250원으로 혜택 본 내역
공간 2시간 임대(피시방보다 저렴ㅠ,ㅠ) + 시원한 에어콘 바람 + 아메리카노 한 잔 + 냅킨 4장 사용


 2,500원 받고 지출한 내역
손님 2인의 체온이 상승시킨 온도를 낮게 유지하기 위한 에어콘 전기료 +
에스프레소 원두 더블샷 분량 +
에스프레소 추출 전기요금 +
추출의 기술적 인건비 +
냅킨 4장 +
손님에서 진상으로 변한 사람이 야기한 지지리궁상 행동을 보면서 스트레스 가중에 따른 원인 질환(변비, 암) 발병 가능성 상승 +
진상손님 스트레스 때문에 처묵처묵으로 살찌는 결과와 찐 살로 고민하는 스트레스 증가의 악순환 +
직원이 카페 머물러 있는 손님에게 기울여야 하는 서빙 대기 시간 동안의 심리적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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