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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의에 의해 강제 동원되어 노역하듯 쓰는 시향기 :: 펜할리곤스 향수 캐스틸 CASTILE (쥬니퍼 슬링, 쿼커스)

by 맛볼 2013. 7. 23.
니치향수 펜할리곤스 - 캐스틸, 쥬니퍼 슬링, 쿼커스 / 펜할리곤스 매장 시향 - 쥬니퍼 슬링, 하맘 부케, 쿼커스
펜할리곤스 남녀공용 향수 앤디미온, 캐스틸, 쿼커스 / 펜할리곤스 향수 신작 바라 VAARA 




한남동 라 부티크 블루.
펜할리곤스, 까르뚜지아, 스위스퍼펙션&스파의 한 지붕 세가족 보금자리.

어떤 댓글님(http://taste.kr/794#comment12890273)으로 인해 사실상 강제 동원되어 시향기 노역합니다.
댓글님께서 기대하시는 내용이 전혀 아닐 수 있으며, 짬 내서 쓰는 글이라 급조한 흔적을 다듬어 숨기지는 않았습니다.

캐스틸에 대한 펜할리곤스의 공식 스토리텔링은 고이 접어두고, 약간은 목줄 끌려 나온 심정으로 되는대로 마구 쓰겠으며,
조향 성분과 탑노트, 미들노트, 베이스노트 정보에는 눈을 닫았으므로 향료 중심의 분석적이고 유려한 묘사는 못했습니다.
향료 구성 요소를 기반으로 쓰는 건 - 실제 후각이 향기와 만나기 앞서, 정보가 먼저 개입해 만들어진 감각에 놀아나 남의 느낌을 복&붙으로 컨닝하는 시향기 같아서.



라 부티크 블루 왼쪽의 펜할리곤스 공간.



존재감 유독 없어 강제 노역을 초래한 몹쓸 캐스틸과 나름 유명세 있는 일당들 - 블렌하임부케, 앤디미온, 라쿼츠포뮬라, 쿼커스.



서랍에 차곡차곡한 자태로 모음심과 소유욕을 자극하는 펜할리곤스 1.5ml 샘플들.
왼칸
윗줄 : 캐스틸(검정), 말라바(진분홍), 사토리얼
밑줄 : 잉글리쉬펀(녹색), 아르테미지아, 블렌하임부케, 쥬니퍼슬링(하늘)
오른칸
오렌지 블로썸 속한 앤솔로지는 모두 검은색 바탕이라서 식별 불가.


한남동 라 부티크 블루, 갤러리아 백화점, 10꼬르소꼬모를 전전하며 모은 펜할리곤스 시향지.





펜할리곤스 캐스틸CASTILE.

역시 딥티크다운, 레어한 향료의 기발한 조향!
명불허전 펜할리곤스의 품격 있는 향기 크리에이티브!

내력 깊은 니치향수들에 애써 인색할 이유는 없으며 진심 우러나거나 보그체적인 다소 과잉도 허할만한, 이런 류의 찬사성 수식을, 그 향수에만은 그다지 쓸만하지 않은,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맡아왔던 평범 정서 범주에 캐스틸이 있습니다.

풀어 쓰면,
캐스틸은 기억에 남고 맡기에 좋은 향이긴 하지만 - 짭진포함의 노출 집계일 10초백이라는 스피디나 네버풀처럼 - 거리 도처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풍김에서 드물지 않게 맡아지는 랑방 잔느, 불가리 옴니아 아메시스트, 구찌 엔비, 안나수이 돌리걸, 페라가모 인칸토류, 마크제이콥스 데이지, 샤넬 샹스 알뤼르, 엘리자베스 아덴, 불가리 아쿠아 뿌르 옴므,  베르사체류 같은, 이제는 30분 이하 향수 반열에 오른 빈번 노출 향기들의 범상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향기.

주변 사람들이 캐스틸의 시향지를 맡은 후의 첫 마디들을 추려내면 대략 이렇습니다.
(향수의 처음 중간 끝을 모두 지켜본 건 아닌 처음-중간 지점의 시향)

비누 냄새 (비누에는 '향기'가 아닌 '냄새'라는 말을 붙이는 관습)
상큼하고 고급스러운 꽃향기이긴 한데 익숙하고 평범한 향기

다른 취향자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저에게 캐스틸은 40종에 이르는 펜할리곤스들 중에서 향기의 정서/희귀성/독창성 측면에서 매력 요소를 낮게 매기게 되는 향수입니다.

딥티크든 펜할리곤스든 니치향수를 선택하는 이유는 프랑스 상류층 어쩌구 영국 왕실 저쩌구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시중에 덜 깔린 높은 희귀성과 그 동전의 뒷면인 브랜드마다의 향료 동원력+조합 때문인데, 혹여 올리브영 입점 소식이 들리거나 조말론스러워지면 남은 액체들을 개수대에 콸콸콸 할 이유가 만들어집니다.



위는 펜할리곤스라는 사전 정보 없이 지인들에게 블라인드로 느낌을 들어 보려고 이름표 귀때기를 뜯어낸 모습이며 인쇄면을 안보이게 해서 맡게 했습니다.

* 맡은 이들의 외마디

- 쿼커스의
"이건 남자 향수 같은데요, 좀 안 맡아본 향긴데 깔끔하고 까도적인..그런 느낌이에요. 4개 중에 이게 제일 좋네요"

- 쥬니퍼 슬링의
"어! 이거 많이 맡아본 향인데..랑방 쪽 아니에요?"

- 하맘 부케의
(다짜고짜 첫마디) "찌릉내 나는데요"

- 그리고 시향지가 실종된 캐스틸
"익숙한데..올리브영 앞 지나갈 때 맡아지는 거..향수들이 매장 안에 뭉쳐 있다가 문 열릴 때마다 길에 벌커덩 튀어 나오잖아요"


* 펜할리곤스 및 니치향수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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