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석 가리기(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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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옥석 가리기 -- (1) 찻집 지대방
문을 연 이래 25년 이상 알루미늄 섀시 창에 한지를 바른 이 모습으로 있었던 지대방이었는데 작년에 겉옷을 말끔히 갈아입었다. 정확한 시점은 모르지만 처음 지대방을 창립한 사장님이 2005년 이전에 이곳을 다른 분께 매각했고 인수 받으신 분이 현재의 지대방을 운영하고 있다. (지대방 설립자인 그 분은 이곳을 매각하면서 지대방의 바로 맞은 편에서 차· 차도구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음) 구관이 명관이라는 비유가 아주 적당하지는 않지만, 93년 처음 지대방의 잎차를 먹어본 이래 설립자 사장님 시절 지대방에서 먹던 잎차의 맛에 비해서, 현재의 사장님이 인수 받은 이후에 먹어 본 잎차에 대한 만족도는 아쉽게도 분명히 낮은 편이다. (현재 사장님이 지닌 잎차에 대한 일가견이랄까, 경험이랄까, 차 내공이 아주 높은 편..
2011.07.17 -
삼청동, 옥석 가리기 -- (11)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처음 들으면 겸손한 느낌이 나지만 이름을 잘 곱씹어 보면 이보다 교만한(?) 이름이 없을 것이다. 서울에서 넘버투는 바로 나라는 엄청난 뜻이다. 80년대 중반 국민학교 시절 혜화동 윗동네 자락 성터에서 군부대 옆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성균관대학교 산쪽 후문을 지나 더 내려가면 감사원을 지나 삼청공원과 경복궁에 이르는 산책코스를 - 당시 어린이 신분에서는 원거리에 인적 없는 길 속하는 동선이라서 - 모험 경로라고 부르며 친구들과 놀러 다니며, 전혀 관심 없이 뭔지도 모르고 이 서울에서 두번째로 잘하는 집 앞을 여러 번 지나다니곤 했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이곳에 가본 건, 나의 의지가 아닌 가족과 함께 -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핏줄의 의지와 결정에 따라 - 단팥죽을 먹으..
2011.07.11 -
삼청동, 옥석 가리기 -- (10) 달(Dal)
선재 아트 센터 1층 오른쪽. 건물 외부에는 아무런 안내 매체가 없으며 극장문처럼 생긴 완고한 모양의 문 하나만으로 자신의 존재와 들어올 수 있는 곳임을 알리고 있다. 올 사람만 알아서 애써 오라는 뜻. 존재감의 미니멀리즘적인 표현 속에 보이는 도도함. 메뉴와 가격 옥석 가리기 : 석 감별 코멘트 : 국내 최고급 인도 레스토랑의 (가격에 의한)지위를 고수하려고 애쓰고 있으나 가격·이미지·운영시스템과 맛(주방)의 괴리가 심한 곳. 옥석 가리기는, 대상이 외부에 보여지거나 인식되고 있는 모습과 실상 사이에 있을 수 있는 괴리를 살피는 작업이다. 옥석을 가리는 주 요소는 맛/위생/경영(응대 태도, 운영 마인드, 홍보 방식)이며 인테리어는 거의 고려되지 않는다. 위 판단은 해당 업소에 대한 대략 5000만명 인..
2011.07.08 -
삼청동, 옥석 가리기 -- (9) 라면 땡기는 날
삼청동 라면 땡기는 날. 대한민국 뚝배기 조리 라면의 창시자. 떵꼬와 쉬야할 때 쓰라림을 만끽하고 싶은 분께서는 짬뽕 라면을 주문하고 맵게요! 옵션을 외치세요. 뚝배기 라면 1단계 - 라면 뜯어서 뚝배기에 장착하기 뚝배기 라면 2단계 - 해물, 파, 양배추 등을 곁들여 준비해 둠. 뚝배기 라면 3단계 - 주문이 들어 오면 즉시 불구덩이에 투입. 짬뽕 라면 맵게! 사진을 보기만 해도 매운 포스가 충분히 작렬함을 느낄 수 있음. 순간 혀밑이 뻐근해지며 침샘에서 침이 솟아난다. "외부에 보여지는 모습과 [3m 이내 거리 삶의 현장에서 그 사람의 언행과 사고방식을 부대껴 겪은 실제 모습]은 극과극으로 판이하게 다른 인물"이라고 누군가로부터 전해들은 그 유명한 분도 8년 전에 이곳을 다녀감. (사회적 면모와 사적..
2011.07.07 -
삼청동, 옥석 가리기 -- (8) 삼청동 수제비
82년에 시작해서 30년째 이르는 동안 가게 넓히고 주차장 땅 사고, 수제비만 한 놈만 패고 있는 점 높이 살만하다. 나름 삼청동 거리의 산 증인의 자격이 있다. 옥석 가리기 : 옥 감별 코멘트 : 한 놈만 꾸준히 아작 나게 두들겨 패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때리다 보면 주먹이 나가는 경우도 있고 지루할 때도 있으니.... 옥석 가리기는, 대상이 외부에 보여지거나 인식되고 있는 모습과 실상 사이에 있을 수 있는 괴리를 살피는 작업이다. 옥석을 가리는 주 요소는 맛/위생/경영(응대 태도, 운영 마인드, 홍보 방식)이며 인테리어는 거의 고려되지 않는다. 위 판단은 해당 업소에 대한 대략 5000만명 인구 중 한낱 자연인 1인의 지극히 주관적인 결론일 뿐이며, 개개인의 가치관과 취향에 따라 다양한 견해가 있음..
2011.07.06 -
삼청동, 옥석 가리기 -- (7) 삼청동 명품 떡볶이
(2010년 2월 촬영 사진) (2011년 6월 말 현재 모습) 북촌 가회동사무소 옆에 있는 삼청동 명품 떡볶이는 2010년 중반경에 오너 쉐프가 바뀌었다. (* 참고 글 : 삼청동 명품 떡볶이 VS 삼청동 명품 즉석 떡볶이, 그 사실 관계) 그에 따라 위와 같이 사진도 가려져 있고 전화번호도 바뀌었다. 맛은 계승되었으리라 생각했으나 맛 또한 원조 삼청동 명품 떡볶이의 맥을 잇지 않고 있다. 계승자의 맛도 고유한 분명한 특화가 있으나 원조 맛 기준으로는 '나 어릴적 먹던 옛날 떡볶이'라는 캐치 프레이즈에 부합하지 않는다. 옥석 가리기 : 석 감별 코멘트 : 토착민 떠난 동네에 외지인이 들어와 사는데 밖에서 보기에 토박이로 보이는 상황. 옥석 가리기는, 대상이 외부에 보여지거나 인식되고 있는 모습과 실상 ..
2011.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