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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어떤 설문조사에서 퇴사 후에 하고 싶은 자영업 선호도의 70%가 '카페 운영'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카페 운영의 낭만으로 그려지는 모습은 이런 정도일 것이다.

넓지도 좁지도 않은 나만의 공간에서 한가로이 책 읽다가 손님 오면 주문한 핸드드립 커피 한 잔 내려준 후, 손님이 자신의 영역과 시간을 갖도록 주인 입장에서 지나친 관심과 친절을 삼가는 마음으로 다시 책장에 시선을 고정한다.
전축에 올린 CD의 트랙이 다 돌아가 멈추면 오랫동안 듣지 않았던 음반을 찾아 바꿔 틀고 내가 마실 커피도 한 잔 드립한다.

최근에 다녀온 홍대 정문 근처에 있는 커피 볶는 곰다방은 개인 카페 창업의 관점에서 써본다.

손꾸락↓ 한 번 눌러주시고 계속 읽어주시면 더 재미 있습니다^^;
 



커피 볶는 곰다방은 이렇게 비탈진 지형에 올려진 건물에 창고 용도였을 만한 법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입구도 경사진 길 건물 벽면에 나 있다.



가까이에서 봐도 딱 80~90년대 창고나 작업실 느낌 물씬.




웨스턴 스타일의 바와 4인용 탁자 3개로 이루어진 공간.
90년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하나 둘씩 사라져 간 신촌 섬, 이대 섬을 가본 사람이 있다면 곰다방에서 딱 그 정서를 느낄 수 있다.
노란 백열등 빛 조명
페인트 벗겨진 경양식집 태이블과 나무 의자
누군가 그림쟁이가 그렸을 벽화
손으로 쓴 메뉴판
적당히 꽂혀 있는 LP



메뉴.
이곳은 고가의 로스팅 머신을 쓰지 않고 소형 수제 머신으로 소량씩 커피를 볶는다고 한다.
에스프레소 머신 역시 없으며 오직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뽑고 베리에이션 메뉴도 없다.

커피를 볶고 내려주는 운영 방식과 최근 10년 사이에 남발되고 있는 신조 용어인 빈티지스러운 80~90년대 공간의 그 느낌까지 곰다방의 정서는 성대 앞 새바람이 오는 그늘과 아주 많이 닮았다.

* 관련 글
- 30년도 넘은 낡은 작은 건물 2층의 구닥다리 카페 / 새바람이 오는 그늘
- 밤에 가봤던 구닥다리 다락방스러운 그 카페 / 새바람이 오는 그늘

 


바에는 참으로 독특하게도 옛날 카세트 테이프들 수백개가 공간을 문화적으로 디자인적으로 장식하고 있다.
LP에는 전혀 관심 없고 문외한인 사람이 빈티지풍으로 카페나 주점을 꾸미는 소품으로 쓰려고 청계천 황학시장 중고LP가게에서 음반 장르도 내용도 불문하고 수백장 수천장씩 아도(?) 쳐서 장식용으로 사오는 건 알고 있지만, 노래 테이프를 많이 사와서 장식하는 건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곰다방 주인장이 LP 아도 치듯 테이프를 아도 쳐온 것이 아니라면, 이 테이프들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주인장의 감성과 성향을 추측해보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모카 하라와 만델링 주문.

 


이런 빈티지 카페를 꾸밈에 있어서......
시중의 소품 가게나 옛날 물건 가게에서 사다가 꾸미는 작업들만으로는 손님(굳이 특정하자면 30대~)이 공간에 들어왔을 때 작위적이지 느낌을 전혀 받지 않기에는 채울 수 없는 5%의 부족함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진짜와 가짜를 느끼는 사람의 본능적 의 작용으로.

손님이 빈티지 공간에서 인위적 복고를 느끼지 않도록, 물건들과 정서가 공간에 자연스럽게 배어 있는  카페를 만들려면, 소품들이 주인의 삶과 시간을 온전히 함께 해온 것이어야만 하며, 주인의 정서와 가치관이 정직하게 반영된 물건들이어야 한다.

30대 중반 ~ 40대 나이가 되는 시간 동안 언제나 그 해의 유행음악들 만을 충실히 들어왔던 어떤 사람이 황신혜밴드, 영화 이지 라이더 OST, 카멜의 롱 굿바이 테이프를 소품으로 사다 놓는다고 해서 이런 음악들과 그 사람이 일맥상통한 정서로 여겨질리는 만무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브리야 사바랭의 말대로 '당신이 뭘 먹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준다'는 말이 카페 손님들에게 먹히길 의도하며 좀 있어 보이려고, (이 음악 테이프들을 한 개 한개 수집한 것이 아니라) 자기 취향이 전혀 아닌 음악들을 떨이로 사다가 진열해 놓은 것이라면 손님들의 본능은 이 연출한 복고 컨셉트를 금방 알아차릴 것이라는 뜻이다.



이런 빈티지 카페는, 저 예산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사람들에게 이 사물들의 진정성과 자연스러움이 전파되기에는 - 아무래도 소품들이 주인 자신의 삶과 오랫 동안 함께 해온 것이 아니라면 - 그 문화적 밑천이 손님들에게 털리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밑천을 털리지 않으려면 주인은 손님들과 대화는 최대한 줄이는게 좋으며 말보다는 표정/행동으로 대신해야 한다. 

즉 특정 문화/사회 분야에 대한 자신만의 내공이 없으면 저예산 빈티지 개인 카페가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커피 볶는 곰다방 총평
진한 것과 쓴 것의 경계를 넘나드는 소규모 핸드로스팅/핸드드립에서 창출된 그 커피 맛을 제외하면 아주 마음에 드는 문화 공간이다.

주인장은 당연히 자신의 개성과 관심사를 자연스레 반영한 결과물이 현재의 곰다방이지만, 저예산의 개인 카페를 창업하려는 이들에게는 본의 아니게 선배님이 아닐 수 없다.

곰다방이 유명한 이유가 커피가 탁월한 때문이 아니라면 공간이나 주인이 지닌 그 포스 때문에 그런 것일 수 있다.
카페 운영에 있어서 당연한 메인은 커피의 맛이지만, 비록 그것이 객관적으로 뛰어나지 않더라도 맛 이외의 다른 콘텐츠(인테리어, 소품, 주인의 외관, 기타 요소들)로도 흥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도 곰다방은 지니고 있다.

 

 리뷰어

달따냥

 상 호

커피 볶는 곰다방

 주 소

서울 마포구 서교동 358-22.

 전 화

 010-9460-0240

 위 치

홍대 놀이터 아트박스 옆 골목으로 조금 들어가다가 세 갈래로 갈라지는 곳 오른쪽.

 기 타

-

 웹공간

-

 서비스 내용

모카 하라, 만델링 (각 5,000원)

 방문 시기

2011년 7월

 공간 디자인

★★★★★★★★★☆ (샵 공간 인테레어, 디자인, 소품의 완성도와 전문성과 체계성)

 공간 친밀도

★★★★★★★★★☆ (샵 공간 인테리어에서 느껴지는 심리적 안정감과 친밀함)

 공간 청결도

★★★★★★★★☆☆ (샵 공간·인테리어·비품의 정리 정돈 및 위생 상태)

 직원 친절도

★★★★★★★★☆☆ (샵 직원들의 친절 정도)

 직원 전문도

★★★★★★★☆☆☆ (샵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직원의 숙지, 전문성)

 식기 위생도

★★★★★★★★☆☆ (샵 직원의 위생 상태, 식기 도구들의 청결 및 소독 상태)

 음식 만족도

★★★★★★☆☆☆☆ (가격이 고려된, 주문한 음식과 용기의 미각적·시각적 만족도)

 칭찬 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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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의 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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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있게 읽으셨으면 추천 꾸욱~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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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 커피볶는곰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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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맛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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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홀롤로 2011.07.26 2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여기저기서 빈티지 빈티지 그러는데,, 빈티인지 아니면 진짜 빈티지인지 가봐야겠네요

  2. 신여사 2011.07.28 22: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처음에 갔을 때 관심있었던건 책장에 있는 책들이었어요. 그냥 장식용이라고 하기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의식(?)'있는 책들이 많아서 주인이 다르게 보일정도였거든요. 진실은 저 너머에 있겠지만^^ 작지만 혼자가서 책읽기에도 부담없는 곳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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