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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대학교 정문 앞에 있는 페르시안 궁전은
동남/서남 아시아의 향신료가 그리울 때나 1년에 두 세 번씩 아주 강력한 매운 맛으로 자학적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을 때 찾는 곳이다.
8월의 끝 자락 어느 날 친구와 함께 작정하고 매운 맛을 만끽(?)하려고 이곳을 찾아갔다.
입구에 들어서는데 마침 이곳의 주인이신 샤플 사장님이 앞에 계셔서 포즈를 취해달라고 부탁드렸다.
페르시안 궁전은 1층과 지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라비아풍의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돈까스 카레라이스와 샤미 케밥 카레라이스를 주문했는데,
이번 방문의 메뉴 선택은 재료와 맛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매운 강도를 어느 정도로 하느냐에 있었다.
그래서 카레는 눈에 처음 들어온 것으로 2 종류를 정하고 맛의 강도를 두고 토의를 했다.
페르시안 궁전 메뉴판.
이곳의 모든 카레 메뉴들은 매운 정도를 숫자로 표시해서 주문하는 방식이다.
2.0 : 순한맛
2.2 : 조금 순한 맛
2.5 : 매운 맛의 시작 → 가장 많이 찾는 맛
2.7 : 2.5보다 2배 매운 맛
3.0 : 2.5보다 3배 매운 맛
3.5 : 낙지 볶음보다 훨씬 매운 맛
4.0 : 낙지 볶음보다 2~3배 매운 맛 → 4.0 이상 먹은 사람은 거의 없음
5 이상의 매운 맛을 주문하면 주방장이나 사장님이 쫓아오셔서 걱정스러운 표정과 말투로
"왠만하면 4 까지만 먹는게 좋아요. 너무 매워서 못 먹거든요."라고 말하곤 했다.
지난번에 4.5를 주문했었기에 이번에는 5.5까지 시도해보기로 했다.
서빙 직원이 주문을 받아 갔다.
금액란에 매운정도를 표시해서 주방에 전달한다.
1분여 후에 주방장님이 주문서를 들고 우리 테이블로 친히 오셨다.
"5.5는 너무 매워서 못 드시는데요, 이거 무교동 매운 낙지보다 8배 정도 매운 맛이라서 먹으면 너무 힘드실텐데요"라며 4 등급으로 낮추기를 권했다.
그러나 우리는 "작정하고 매운 거 먹으려고 왔거든요. 전에 4.5 먹어봐서 이번에 5.5 시도해보는 거에요. 이거 먹고 죽으려고요^^*"라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서 주문을 관철시켰다.
매운 요소를 결정 짓는 한 두 가지 재료를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서 그 강도가 결정된다.
주문한 돈까스 카레(위 3.5)샤미 케밥 카레(아래 5.5)나왔다.
우리나라의 누룽지와 비슷하게 눌린 라이스 케이크도 주문했다.
돈까스 카레(3.5).
양고기 샤미 케밥(5.5).
겉보기에는 진브라운 톤으로 차분한 색상이지만, 이 카레 소스가 바로 사람을 잡는 매운 맛을 담고 있다.
사람을 겉만으로 섣불리 판단했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적지 않은 것처럼, 이 카레도 색깔과 모양새만 보고 여느 카레와 같다고 단정해서 숟가락으로 마구 비벼서 퍽퍽 퍼먹으면 비극의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것이다.
라이스 케이크라고 명명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누룽지에 가까운 밥.
밥 바닥이 눌어 있고 그 윗층으로 밥이 두텁게 덩이진채로 뒤집어서 접시에 담겨 나온다.
다진 양고기로 만든 샤미 케밥.
고기를 한 조석 썰어서 카레에 듬뿍 뭍혀 입에 넣는 순간, 아주 지독하게 매운 맛이 입안을 마비시키면서 머리의 땀구멍에서 땀이 송글송글 솟아나기 시작했다.
씹어서 목을 넘겼더니 뱃속에서도 기별이 오기 시작한다.
절반 정도 먹은 시점에 샤플 사장님이 오시더니,
"5.5나 6은 한 달에 1~2명 정도만 주문할까 말까 한 맛인데 어떻게 주문하셨어요? 속은 괜찮으세요? 못 견디실텐데....속 너무 아프면 약 드릴게요. 이따 말씀하세요.
예전에 먹었던 4.5는 뭐랄까 무교동 낙지보다 말그대로 2~3배 매운 수준으로 귀가 간질간질하고 어질어질하며 안절부절 못할 정도의 강도였는데, 이번 5.5는 그 때와 다른 증상이 있었다.
그 증상이란, 무방비 상태에서 복부를 주먹으로 세게 얻어 맞았을 때 느껴지는 배의 극심한 통증으로 떼굴떼굴 구를 지경과 같은 위통이었다. 4.5일 때는 극심한 속쓰림이었지만, 5.5에서는 속쓰림을 뛰어 넘는 위경련에 가까운 통증이라는 것.
비유를 하자면, 최루액과 유사한 자극적 성분이 피부에 접촉하는게 아니라 혀에 작렬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적당하겠다.
3.5 짜리 돈까스 카레도 보통 매운 것이 아니라서 고기만 건져 먹고 카레 소스는 묻혀 먹는 시늉 밖에는 못했다ㅠ,ㅠ
페르시안 궁전을 처음 가보실 분이 계신다면,
이곳에서 찬찬히 카레의 향신료를 음미하면서 미각적 쾌감을 누리려면 2.5이하로 선택하기를 심각하게 조언드린다.
3 이상의 강도를 선택하면 매운 통증이 향신료의 미각을 맛볼 수 없을 만큼 혀를 자극하기 때문에 카레의 제맛을 느끼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페르시안 궁전의 2.5 이하의 카레 맛은 특유의 이국적 향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맛이다.
입구에 전시되어 있는 향신료 표본.
결국은 심각한 위통을 견디다 못해서 약(?)을 달라고 했고, 사장님께서는 겔포스와 비슷한 성분의 알마겔을 내주셨다.
겔 약을 먹고도 30분 동안은 간헐적인 위통 때문에 괴로움에 잘 걷지도 못했다.
거의 죽다 살아난 지경이었다.
다시는 무모하게 5 이상대의 강도를 선택하지 않으리라.
접시에 담겨 나온 카레 소스를 다 먹었다면, 아무리 매운 것을 잘 먹는 사람이라 해도 실신해서 병원에 실려 가기에 충분하다.
매움에 정신 못차리며 약을 먹고 있는 우리에게, 사장님은 매운 맛은 실제로 단 맛, 쓴 맛, 짠 맛, 신 맛 같은 혀의 미각으로 느끼는 맛이 아니고 통증이라고 설명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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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 |
달따냥 (방문 : 10회 이상) |
상 호 |
페르시안 궁전 |
주 소 |
서울 종로구 명륜 2가 121-1. |
전 화 |
02-763-6050 |
위 치 |
성균관대학교 교문 맞은편 골목 안. |
기 타 |
- |
웹공간 |
- |
서비스 내용 |
돈까스 카레, 샤미 케밥 카레, 라이스 케이스 |
방문 시기 |
2009년 8월 말 |
공간 친밀도 |
★★★★★★★★☆☆ (샵 공간 인테리어에서 느껴지는 심리적 안정감과 친밀함) |
공간 청결도 |
★★★★★★★★☆☆ (샵 공간 및 인테리어의 비품의 정리 정돈 및 위생 상태) |
직원 친절도 |
★★★★★★★★★☆ (샵 직원들의 친절 정도) |
직원 전문도 |
★★★★★★★★★☆ (샵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직원의 숙지, 전문성) |
식기 위생도 |
★★★★★★★★☆☆ (샵 직원의 위생 상태, 식기 도구들의 청결 및 소독 상태) |
음식 만족도 |
★★★★★★★★☆☆ (가격이 고려된, 주문한 음식과 용기의 미각적, 시각적 만족도) |
칭찬 멘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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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의 멘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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