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종종 접하는 개념누락 진상 손님의 대표 주자

카페 진상 손님, 개인카페 메뉴 1인 1주문

위 사진들은 아래 사연과 전혀 관련 없음.


프랜차이즈 브랜드 카페는 운영시스템의 특성상 직원이 공간에 출입하는 고객을 맨투맨으로 퍼스널 케어하지 않는다. 직원은 빈번하게 출입하는 방문 고객수와 개별 특성을 체크하지 않고 카운터에서 발생하는 셀프 주문 처리에만 충실하며, 고객과의 대면 과정에서 주고 받는 이모션 지수는 4~5 정도.

반면 개인카페는 공간이 넓지 않고 대개 직원이 테이블에 와서 주문을 받으면서 당연히 고객 인원수를 확인하게 되며, 카페의 특성을 소개하거나 고객의 기호에 대해서 찬찬한 대화를 하는 등 물리적/심리적 근거리 상황 속에서 주문이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호 이모션은 8~10이 되기 때문에, 고객이 1인1주문을 하지 않았을 때 카페 측이 받는 이모션 상처는 적지 않다.



서울 모처 어느 카페에서의 목격담

20대 중반 남녀가 입장해서 옆 테이블에 앉았다.
직원은 메뉴판을 전해주고 잠시 후 다시 와서 주문을 받았는데 그 대화 내용을 애써 듣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
눈은 감아서 시각을 차단할 수 있지만 귀는 귓바퀴를 밀봉 수준으로 눌러 막아도 스며 들어오는 소리를 완전 차단하기는 어렵다.

직원 :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개념누락 남녀(이하 개남녀) : (메뉴판을 가리키며) 이거는 속에 어떤 게 들어 있는 거죠?

직원 : 네... 식빵 사이에 이런저런 재료를 넣고 아래위로 눌러서 파우치 형태로 나오는 메뉴입니다.

개남녀 : 레몬에이드 하나랑 이거 하나 주세요.

직원 : 네 레몬에이드 하나랑 먹거리......는 세트로는 안하시고요?
(따져 묻는 의문문은 아니며, 음료를 제외한 디저트만의 주문이 맞는지 재확인 성격을 겸하면서 1인1음료주문에 부합되도록 세트 주문을 우회적으로 권장하는 정중한 되물음)

개남녀 : 네.

직원 : 네... 알겠습니다. (주문에 대한 못마땅한 기색이 전혀 스며들지 않은, 처음과 일관된 어조)

이 카페는 1인1음료 주문을 엄격히 정책하지 않는 편이라 개남녀의 주문 내용에 대해서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상당수의 개인카페는 메뉴판에 명시해서 직원이 두 말을 하지 않아도 고객이 자발적으로(?) 정책에 부응하는 예의를 갖추도록 유도한다.

메뉴 가격에는 음료 비용 뿐만 아니라 공간의 임대 비용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 못하는 무개념 사람들이 은근히 있다.


고객과 카페 사이의 시한부 서비스 제공 계약관계에 있어서 :
친절과 위생이 고객에게 카페가 제공해야 할 마땅한 신의성실의 도리라면,
1인1주문은 공간의 편의를 제공받은 고객이 카페에 갖추어야 할 역시 신의성실의 매너이다.


화장실에는 "용무 보신 후에는 물을 내려주세요" 안내문이 적혀 있지 않지만 누구나 나름의 근심걱정 해소 후에는 물을 내린다.

카페 메뉴판에 1인1주문 안내 문구가 없어도 인원수 만큼 주문하는 행동은 건전한 사회 통념을 갖춘 소비자 시민의 상식이다.

내 생일을 잊지 않고 감동적으로 챙겨주는 것이 헌법에 명시된 남친이의 당연한 도리이며 신성한 의무라면,
남친과 내가 데이트를 위해 방문한 그 골목 작은 카페에서 인원수 만큼 1인1주문 행동 역시 고객으로서의 그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