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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셔볼 음료/커피

[마포/공덕 카페] 우드 인테리어가 훌륭한 핸드드립 커피점 / 성영태커피하우스

by 맛볼 2011. 10. 16.

핸드드립 마포 카페 성영태커피하우스 공덕 카페 인테리어 추천



성영태커피하우스는 마포경찰서 맞은편 서울서부지방법원 오른쪽 골목에 위차하고 있다.



법률사무소 등 사무시설의 외관으로 보이는 2층에 위치한 성영태커피하우스.

최근 15년 전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카페가 아닌, 예전의 커피숍(다방이 거의 사라지던 시점이며, 테이블마다 전화기가 있으면서 원두커피, 종이우산 꽂힌 파르페, 레몬에이드 등을 팔던 90년대 중반까지의 커피숍)에서 많이 사용되던 자주빛 이 차양막이 없다면, 보통의 2층보다 반층 정도 높은 건물 특성상, 이곳을 알고 가지 않으면 카페가 있는 것을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80년대까지의 다방커피]와 [90년대 후반 이후의 에스프레소/핸드드립커피] 사이의 90년대 초중반에는 원두커피라는 말이 커피문화의 '시대어(時代語)'였다.



건물 외벽으로 보이는 모습과 입구의 느낌에서 왠지 90년대 커피숍 분위기를 예상했었으나,



문을 열고 공간에 들어서서 보이는 광경은 전혀 커피숍이 아니었다. 흔히 말하는 반전이다.

선반, 바, 벽 등 대부분의 집기와 공간 마감은 니스칠한 체리색이거나 워시색의 나무 재질로 꾸며져 있다.
이 색상 톤의 나무로 공간 디자인을 하려면 아주 비싼 목재로 솜씨 좋게 잘 꾸미지 않으면 완전 싸보이기가 쉬운데, 비싼 재료를 사용한 것은 아니고 난이도 높은 인테리어도 분명히 아닌데, 신기하게도 저렴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이, 절제되고 클래식한(이 표현이 가장 무난하다) 분위기의 완성도가 90% 이상이다.
돈으로 바른게 아니라면 결국 인테리어 컨셉트와 공간 감각이 뛰어났기 때문에 이런 디자인이 나온 것이겠다.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없지만, 큼지막한 스피커와 푹신한 쇼파가 한 방향으로 열 지어 있고, 바닥에는 발자국 소리 나지 않게 카펫이 깔려 있는 고전음악 감상실의 전형적인 모습이 바로 성영태커피하우스 내부의 느낌이다.
(똑딱이로 조명의 간섭이 심하게 촬영한 이 사진에는 실제 공간에서 받았던 느낌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천장은 콘크리트 누드.



벽면.




이곳 주인장의 세계관과 관심사가 반영되어 있는 독립영화, 인권 관련 브로슈어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주문.



난 다른 영화 본다
NEXT PLUS라는 독립영화 행사 소식지.



댄스타운 - 전규환 감독, 북촌방향 - 홍상수 감독 등
옥희의 영화, 어떤 방문까지만 알고 있었는데, 이 소식지에서 홍상수 감독의 최신작 '북촌방향'이 있는 것을 알게 됨.



빼곡히 꽂혀 있는 잡지가 무언가 했더니



씨네21.



의자들이 모두 똑같지 않고 서로 다른 것들이 테이블마다 모여 다문화(?) 가족을 이루어 공존하고 있다.
이 의자들은 그냥 거기 그렇게 있는 것일 뿐인데(선禪의 가르침으로는 '오직 모를 뿐' 또는 '부처님 똥막대기' 정도),
'해석을 위한 해석'일 수도 있는 '과잉 해석'으로 이 순수한 의자들에서 두 가지 의미를 찾아보게 된다.

# 의자의 다양성에 대한 긍정적 해석
카페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전하고 있는 [독립영화, 이주여성, 페미니즘 등 비주류, 소수적인 문화의 메시지들]을 미루어 이런 의자 갖춤에 의미를 부여해본다면, 주인장이 중요시하는 [문화적, 사상적 다양성의 가치]를 반영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형태/색상의 의자로 공간을 디자인한, 일종의 설치 미술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 의자의 다양성에 대한 꼬투리적 해석
그런데 같은 의자가 2~3개씩 있는 것도 눈에 띄는 것을 보면, 다양성의 디자인으로 판단하기엔 무언가 맥락이 맞지 않은 구석이 있다는 거다. 즉, 이곳에 의자 40개가 있다면 - 주인이 각각의 모든 의자에 2개 이상 동일한 것이 없도록 작정하고 수집한 노력이 반영된 - 각각 다른 40가지를 완전히 갖춘 다양성 세팅이 아니라는 것.

이런 미완의 다양성을 보면 여러 종류의 의자로 주제의식 뚜렷한 '다양성의 디자인'을 했다기 보다는, 뭐랄까 어떤 컨셉트나 맥락 없이 일부 테이블은 2~3개로 짝을 맞추고 일부는 싸게 나온 매물이거나 눈에 띄는 것을 한 개씩 여러 종류로 구입해서 '그냥 테이블 수에 맞춘 세팅'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컨셉트를 가지고 꾸민 것이라면 하다가 만 미완의 다양성.

다른 방문자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부분인데 내 눈에만 의자들의 구성이 그렇게 보인 것일까?
내가 성영태커피하우스 의자 다양성을 미완이라고 꼬투리적으로 본 데에는 아마 [완전히 다른 백인백색의 의자들을 갖춘 카페]를 경험했었기 때문일 것이다.

신사동 가로수길의 카페 별 : 여기 2층에는 50개 쯤의 의자가 있는데 그 하나마다 같은 것이 없는 완벽한 각양각색.
* 관련 글 : 가로수길에서 번잡스럽지 않고 분위기 있는 곳 찾는 이들을 위한 카페 / 별


* 성영태커피하우스 총평

- 세련된 woody한 실내 공간
- 아무데서나 쉽게 들리는 음악은 아닌 제3세계음악(이 장르용어는 미국 중심의 구분법) 위주의 좋은 선곡
- 핸드드립 맛은 아주 떨어지지도 많이 뛰어나지도 않은 무난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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