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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셔볼 음료/커피

[합정/망원 카페] 개성 충만한 자작 커피 도구들이 있는 핸드드립 융드립 카페 / 피피커피

by 맛볼 2012.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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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역 망원역 카페 - 융드립 핸드드립 커피점 피피커피
참숯 로스팅하는 망원역 합정역 근처 카페 - 피피커피



지인이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했다며 망원동에 있는 융드립 전문점 피피커피에 가보자고 했다.
이곳은 지하철에서 접근하는 동선이 좀 먼 곳에 위치해 있다.



피피커피는 앉아서 마시는 위주의 접객 공간이 아니라 로스팅이 주목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테이블은 2개가 놓여 있으며 나머지 공간에는 로스터 3개와 커피 장비들이 자리를 점유하고 있다.



피피커피는 융드립만을 하는 카페.



피피커피에서 자체 제작한 참숯 로스터.



로스터의 화원인 참숯을 넣는 곳.



피피커피는 특이한 커피도구를 사용하고 있었다.



동파이프 드리퍼 홀더와 유리 서버를 대신한 수구.



블렌드커피 융드립 장면 #1



블렌드커피 융드립 장면 #2



블렌드커피 융드립 장면 #3



단종 커피 3가지 동시 드립.



트리플 드립?



컷컷으로만 보니 아쉽다.
트리플 융드립을 동영상으로 감상해봅시다.


 


내가 주문한 단종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저쪽은 탄자니아.



사진에서만 보던 빨간 커피 열매를 그대로 건조한 상태의 모습.



커피를 2잔 마신 후 원두 구입.
앞면은 투명, 뒷면은 은박으로 된 원두 지퍼백에 원두를 담은 후에 입구를 열 봉합기로 밀봉.
지퍼백을 열 봉합까지 해서 제공하는 곳은 피피커피가 처음이다.
나중에 커피를 개봉해서 마실 때까지의 시간 동안 - 열 봉합이 신선도 유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이런 세심함은 고객에게 카페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준다.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판매하는 원두 아닌, 개인카페 원두에 식품위생법에 의한 표시 정보 라벨를 부착한 것도 피피커피에서 처음 본다.


 피피커피 총평

 독창적으로 만들어서 사용하는 피피커피만의 도구

피피커피에서만 볼 수 있고 피피커피에서만 사용하고 있는 도구들은 이곳만의 고유한 커피 문화 상품을 창출해낸다.

- 녹차 우리는 데 사용하는 수구
피피커피에서 유리 서버 대신 흙으로 빚어 가마에 구운 녹차 수구를 사용하는 것은 그냥 우연히 그것을 사용해본 게 아니라 그럴만한 개연성에서 수구가 유리 서버를 완벽하게 대체한 것이다.
수구는 재질 특성상 유리 서버보다 열 보존력이 높은 특징이 있으며, 이 특징은 당연히 커피 맛과도 연계된다.
수구의 사용은 커피 맛과 연계되는데 그치지 않으며 드립 과정과 도구를 보는 사람에게 시각적 즐거움도 선사한다.

- 드리퍼 역할을 하는 동파이프로 만든 필터 홀더
피피커피의 드립 방식에 맞게 직접 제작한 동파이프 홀더와 바닥의 물받이는 실용성이 뛰어나다.
그리고 동파이프의 색상은 커피 원두의 색상과 아주 잘 어울리고 고풍스러운 요소를 더해준다.

- 자작 참숯 로스터
피피커피만의 색깔을 지닌 커피를 볶기 위해서 사장님이 고안해서 직간접적으로 제작한 참숯 로스터를 들여다 보는 재미도 적지 않다.


 프랜차이즈 사업 방침

피피커피에서는 그동안 5개 매장 이상의 프랜차이즈 성격의 샵을 운영하고 관리했었는데 현재는 2개 매장으로 줄인 상태라고 한다.

이렇게 줄이게 된 이유에 대한 사장님의 견해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프랜차이즈 사업주 입장에서는 가맹점을 늘리면 늘릴수록 매출액이 높아지므로 매장 확장을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가맹점 숫자가 많아지면 그에 비례적으로 각각의 매장들에게 기울이게 되는 관심이 분산되고 소홀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무책임에 가까운 저(低)책임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 프랜차이즈의 문을 두드리는 창업 희망자들은 대부분 커피를 단기간 교육받은 이들인데, 이 분들에게는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지속적인 관리를 제공하지 않으면 경영난이 생기기 쉽다.

- 가맹점 수 늘리기는 사업주의 배만 불리고 커피 경험이 없는 가맹점은 착취당하기 마련인데, 이런 저(低)책임을 알면서도 돈을 벌기 위해 프랜차이즈를 확장할 수는 없기 때문에, 관리가 벅찬 매장들은 접게 되었다.

피피커피 사장님의 경영 마인드와 도덕적 기준은 상당히 훈훈하다.
더불어 느낀 피피커피 사장님은 커피 일을 하는데 있어서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것들] 즉 카페의 외관, 본인의 외모와 차림새 등에서 사람들에게 크고 그럴듯하게 보여지게 하는 마케팅을 구사하지 않는 소탈한 스타일이다.


 메뉴판 가격 명시 방식

우리가 단종 커피 주문을 다 마신 시점에 사장님께서는 '한 잔 더 드릴까요?'라고 말씀하셔서 우리는 리필 성격으로 생각하고 '리필이요?'라고 되물으며 블렌딩 커피를 요청했다. 사장님이 제안하시고 우리가 대답하는 과정의 소통 상황에서 두 번째 잔이 리필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나 계산할 때 합계액을 보니 두 번째 잔도 첫 번째 주문과 동일하게 추가 5,000원이 과금되는 주문이었다.  3명이 2잔씩 마셨으니 5,000원씩 6잔 3만원.

내가 겪었던 모든 카페들에서는 이런 상황의 두 번째 추가 잔을 리필(무료 또는 1~2천원)이 아닌 온전한 가격을 다 지불하는 독립된 추가 주문으로 과금하는 경우가 전혀 없었다. 추가 잔 주문마다 정규 과금이 되는 경우는 위스키, 와인, 칵테일 등의 주류들 뿐이다.

물론 한 잔 한 잔을 35g 중량의 원두로 각별한 과정을 거쳐 추출하는 융드립이라는 특성과 피피커피만의 주문 정책은 존중되어야 한다.

사전에 이곳의 가격 정책을 고객들에게 숙지시킨 상태라면, 오너가 추가 제공 의향을 물었을 때 리필 개념이 아닌 온전히 한 잔 값을 추가로 지불하는 그 한 잔의 주문 여부는 고객이 자발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니 나중에 값을 치르는 금액에 이의가 없게 된다.

그러나 가격 정보가 없는 이날의 상황에서 고객은 오너의 추가 제안을 리필로 판단하고 받아들였는데, 나중에 계산할 때 그것이 독립된 완전 추가 주문인 것을  알게 된다면 매우 당황하고 기분이 나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이 명시된 메뉴가 준비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날 우리에게는 메뉴판이 제시되지 않았고 벽에도 없었다.

(고객은 이곳의 메뉴 정책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인데) 추가로 주문하게 되면 정규 과금이 되는 두 번째 잔을 오너 측에서 '한 잔 더 드릴까요?'라고 먼저 의향을 묻는 것은, 다른 커피를 맛보여주려는 오너의 선의의 동기가 고객에게 부응되지 않고 [매출 증대를 위한 영업 정신에 입각해서 고객의 추가 지출을 요청하는 행동]으로 보여지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이 우리가 피피커피에서 겪은 유일한 '옥에 티'의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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