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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근무자가 지켜야 할 아주 기본적인 사안들 - <1> 에스프레소와 데미타스 2 of 3 : 잔, 설탕, 스푼

by 맛볼 2013.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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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근무자가 지켜야 할 아주 기본적인 사안들 - <1> 에스프레소와 데미타스

Part.1
- 글 들어가기에 앞서
- 국내 에스프레소의 소비
- 유럽 에스프레소가 아닌 미국 에스프레소
- 에스프레소 소비자의 두 가지 유형

Part.2
- 어떻게 해야 할까? : 직원이 할 수 있는 노력
- 어떻게 해야 할까? : 에스프레소를 대하는 오너의 자세

Part.3
- 데미타스의 비밀
- 내 생애 최악의 카페
- 개인의 취향
- 가치 있는 노력
- 글을 마치며


어떻게 해야 할까? - 직원이 할 수 있는 노력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직원은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는 손님을 간보려 하지 말고 무조건, 손님을 B 유형으로 판단하고 응대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의 에스프레소 소비량은 아주 적은데, 그것을 주문 하는 사람이라면 전자보다 후자가 많을 것이며, 유형 A의 경우가 많다고 해도 이 경우에는 사실 직원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유형 A의 경우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제대로 된 설명을 통해 손님이 제대로 된 주문을 하도록 유도하거나 에스프레소 주문을 막는(?) 일뿐입니다.

손님이 에스프레소를 주문할 때 아메리카노와 헷갈린 것이 아닌지 구분하는 마법의 문장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모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얻은 문장인데요. 여러분께도 소개하고자 합니다.

어차피 제가 만든 말이 아니기 때문에 에스프레소를 널리 전파하자는 취지에서 비밀을 과감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바로 이 문장입니다.

"손님, 에스프레소는 소량의 진한 커피 원액인데 찾으시는 음료 맞나요?"
(여기에 가벼운 미소는 필수입니다)

이 문장을 듣는 순간 저는 정말 쇼크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적어 놓았었죠. 이 문장은 에스프레소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 제시하면서 손님에게 무례하지 않으며 "에스프레소는 되게 쓴데....괜찮으시겠어요?"나 "에스프레소요?" 라고 몰상식하고 부정적인 기운으로 반문하는 저급한 태도와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배려심이 담긴 문장입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자신의 카페에 두 번 이상 온 손님에게 이렇게 묻는다면 기분 나쁘게 생각할 것이니 손님을 잘 기억하고 있거나 응대 교육을 잘 받았다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겁니다.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는 사람은 그만큼 적기 때문이죠.

이렇게 제가 말씀 드린 문장이나 여러분이 만든 배려 담긴 미려한 문장으로 첫 번째 유형의 손님에게, [아메리카노인 줄 알고 주문하거나, 싸니까 주문했다가 양이 적어서 불만족하는 결과]를 주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럼 유형 B의 손님일 경우는 어떨까요? 이 유형의 손님들은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심한 경우는 직원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봅니다. 잔을 데우는지 오래된 샷을 뽑는지 등등의 일을 말입니다. (제가 그러합니다. 매의 눈으로.)

그런데 그런 손님에게 오래된 샷을 주고 잔도 대충 쓰고 샷의 일부가 옆으로 흐르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 과연 만족을 할수 있을까요?

다시 한번 정답은 NEVER입니다.

그러므로 직원들은 상식적으로 에스프레소를 시키는 사람을 경계(?)해야 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에스프레소에 관한 지식을 총 동원하여 완벽한 샷을 뽑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번엔 직원이 손님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야 합니다. 첫번째 유형인지 두번째 유형인지 그리고 두번째 유형이라면 표정을 살피고 맛에 대한 감상을 물어보는 것 정도는 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렇게 물어본다고 기분 나빠 할 사람은 없으니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 - 오너가 할 수 있는 노력

그런데 여기에 전제가 있습니다. 바로 오너의 의식, 즉 에스프레소를 대하는 오너의 생각입니다.

먼저 첫 번째로는 교육입니다.
앞서 지인의 사례처럼 오너가 에스프레소에 소홀히 생각하여 직원에게 에스프레소에 대한 교육과 그것을 주문하는 손님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 제대로 교육하지 않는다면, 직원은 당연히 손님에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례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이 사안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다면 직원은 무심결에 의아한 표정, 무시하는 듯한 표정, 찡그리는 표정 등을 손님에게 보이게 되고 그것은 손님의 불만족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이에 대한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오너들은 알아야 합니다.

둘째는 형식의 문제입니다. 저는 에스프레소가 서빙될 때 다음 세 가지가 완벽하게 갖추어져야만 100점이라고 판단을 내립니다.

첫째, 에스프레소를 담는 전용 잔인 데미타스 세트(잔과 잔 받침)

둘째, 에스프레소용 스푼

셋째, 일회 사용분으로 포장 되어 있는 설탕

이것은 제가 에스프레소의 본고장이라고 하는 이탈리아에서 봤던 아주 기본 중의 왕기본입니다.
이탈리아의 어느 곳을 가도 에스프레소를 시켰을 때 저 세가지가 나오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또한 제가 보았던 바리스타 교본에도 에스프레소를 서빙 할 때는 스푼과 설탕을 꼭 같이 서빙하라고 나와있었죠.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에 와서는 저 세가지가 완벽하게 서빙되는 곳을 찾기란 정말 어려웠습니다.

오너가 이런 기본을 준비하지 않으면 직원들이 아무리 의식을 가지고 있어도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프랜차이즈는 더욱 심합니다.

모든 브랜드들을 다 가서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에스프레소의 기본을 따져 점수를 매긴다면, 널리 알려져 있는 브랜드 중에는 커피빈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줍니다. (하지만 다른 이유 때문에 저는 커피빈에 가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있다면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커피빈에서도 서빙 할 때 설탕을 같이 서빙하지 않고 서비스 테이블에서 뽑아가는 경우가 있지만 스테인레스 스푼 없이 플라스틱 스푼만 있는 스타벅스보다는 점수를 줍니다.

개인 커피점의 경우 위 세 가지 중에서 두 번째 설탕 방식의 경우 - 일회용이 아닌 작은 설탕단지를 곁들여서 스푼으로 넣게 하는 방식을 접하곤 합니다. 그런데 저의 에스프레소 마시는 기준에서는 이것도 기본이 취약한 것으로 봅니다.

물론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고 책에도 여러 방법이 나와있지만, 제가 아는 방법이며 즐기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설탕을 넣고 설탕이 크레마에 잠시 머물렀다가 가라앉으면 설탕이 다 녹기 전에 마신 다음에 스푼으로 남은 설탕을 긁어 먹는 방법이지요.

어느 책에서도 그렇게 나와있고, 제게 커피 맛을 알게 해준 사람도 그렇게 가르쳐 주었고, 이탈리아에서제가 보았던 사람들도 그렇게 마셨습니다. 그런데 이 설탕이라는 것이 어딜가나 5g으로 똑같이 정해져서 에스프레소에 맞게 정량으로 측정되어 있는 것인데 티스푼으로 따로 담으면 에스프레소에 정량화된 설탕의 양을 맞추기 힘듭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제대로 된 에스프레소 맛을 즐기지 못하게 되지요.

또 이건 기우일 수도 있지만 설탕을 따로 준비했을 때 생길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상황은 설탕만 덜라고 놔두었던 숟가락으로 커피를 젓고 그걸 다시 설탕에 넣는 행위이지요. 정말 왠만하면 생기지 않을 일이지만, 만약 가게가 조금만 넓고 직원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위에서 분류한 에스프레소를 모르는 고객이라면 저지를 수 있는 불상사입니다. 하지만 개별 포장을 사용하면 절대로 생기지 않을 시추에이션이지요.

마지막으로 이건 제가 종종 보는 광경인데요 샷을 따로 받아서 데미타스에 옮겨 담는 장면입니다. 과연 제대로 된 크레마가 나올 수 있을까요? 에스프레소를 완벽하게 담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데미타스 아니던가요? 물론 에스프레소의 원두가 좋고 다른 모든 요소들이 완벽하면 샷을 따로 받아 담아도 크레마가 살아 있습니다. 제가 가보았던 카페도 그러한 경우를 보았으니까요. 물론 맛도 좋고 말입니다. 하지만 정석대로 한다면 더 맛있는 커피가 나오지 않을까요? 또한 데미타스에 바로 에스프레소를 받아야 하는 매뉴얼은 단지 제 경험을 기초로 해서 하는 말은 아닙니다.

Part.3 데미타스의 비밀, 내 생에 최악의 카페, 개인의 취향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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