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할리곤스 향수 신제품 바라 Vaara와 아이리스 프리마 Iris Prima를 시향코자 한남동 라 부티크 블루에 방문.
라 부티크 블루는 삼성 리움 옆집.
한남동 오르막 골목에 위치해서 한적하고도 약간은 소외된 정서를 지닌, 동네 특유의 분위기와 이곳만의 차분한 분위기를 누리러, 백화점 매장에 가기 보다는 일부러 라 부티크에 꾸역꾸역 찾아가는 편. (갤러리아백화점 EAST, 롯데백화점 강남점)
펜할리곤스 향기를 맡을 곳으로 이곳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향기 볼 일을 마친 후, 근처 골목골목에 숨어 있는 카페들을 두루두루 탐방할 수 있는 다목적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타이삼피 정도.
매장에 도착해서 공간의 향기를 깊이 들이마신 후에 한 번 둘러보며
(백화점 1층에 들어섰을 때의 냄새와 라 부티크 블루 파란 문을 열었을 때의 냄새는, 차이를 뭐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격이 다름)
직원에게 바라와 아이리스 프리마에 대해 문의드렸더니,
직원이 말씀해주시길 "마침 바라 향수가 마침 이번 주에 국내 공식 출시되었습니다"
전에 없던 앤솔로지 라인 전용 장식장.
검정 자석 케이스에 담겨 있는 펜할리곤스 앤솔로지 라인 명단
엑스트랙트 오브 라임즈, 오상스 퍼레일, 쥬빌리 부케, 오 드 코롱, 오렌지 블로썸(송혜교 향수?), 나이트 센티드 스탁, 지조니아, 가드니아 , 오 드 버베인, 에스프리트 드 루아
펜할리곤스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자리하고 계시며 지체 높으신, 애머랜씬 퍼퓸 30ml.
이 분은 오드뚜왈렛도 오드퍼퓸도 아닌 그냥 퍼퓸. 1,580,000원.
바라 Vaara
탑 노트 : 로즈워터, 마르멜로, 당근 씨, 고수 씨, 사프론
미들 노트 : 불가리안 로즈 오일, 모로칸 로즈, 프리지아, 인도 목련, 피오니(작약), 아이리스
베이스 노트 : 꿀, 화이트머스크, 벤조인 수지, 시더우드, 샌달우드, 통카콩
가격 EDP 50ml 290,000원, 100ml 370,000원
# 바라 시향 느낌 : 향수의 공식 설명을 여기다 긁어와 붙여대는 건 대략 난감. 그렇다고 각 노트별 느낌을 매장에서 한 번 맡은 향기를 토대로 포스팅을 위해서 억지로 쥐어 짜내 묘사하는 건 무성의함이므로, 차분하게 1~2주 옷에 피부에 뿌렸을 때의 여러 느낌들과 주변에 블라인드로 맡게 해서 느낌도 들어본 후에 나중에 써보기로.
그럼에도 아무런 소감도 적지 않으면 허전하니까 지금 말할 수 있는 딱 한 문장만.
[하늘 아래 새로운 향기를 창조해내는 선두주자 펜할리곤스의 명불허전이랄까, □□□□□□ 만큼이나 참신하고 생경함을 지니고 있으니까 남과 다른 향기에 가치를 두는 이들에게는 경쟁력이 높은 향수 - 바라]
아이리스 프리마 Iris Prima
탑 노트 : 베르가못, 그린앰버, 핑크페퍼
미들 노트 : Iris Absolute, Jasmine Sambac, Hedione, Paradisone
베이스 노트 : 가죽, 바닐라,샌달우드, 베티버, 벤조인
가격 EDP 50ml 290,000원, 100ml 370,000원
# 아이리스 프리마 시향 느낌 : 바라와 마찬가지임.
아이리스 프리마의 케이스와 병 라벨은 놀랍게도, 비니루 스티커가 아닌 2mm 정도로 두툼한 스웨이드.
발레에서 받은 영감을 표현하듯 발레화의 재료일 법한 가죽을 향수 디자인 요소로 반영한 것이며, 실제로 향기 요소에도 가죽 노트가 들어 있다.
아래는 아이리스 프리마 향수 앱으로 사용 방법은 영어로 잔뜩 설명하고 있는데 무슨 말인지 모름.
바라, 아이리스 프리마 치익치익 시향.
이곳에 가면 보통 대여섯 가지 시향지를 챙겨 오는데 이날은 바라와 아이리스 프리마 향기에만 집중하려고 딱 두 가지만.
펜할리곤스 무언가를 구입하고 받은 샘플 2종.
세상에는 화장품, 술 같은 상품의 본품보다 샘플에 더 목숨을 거는 이상 집착성 몰두자들이 은근히 많은데, 여러 수집대상들 중에서도 특히 향수의 샘플은 수집은 문화적 가치 와 정서적 가치가 아주 높다.
주변에도...향수 샘플 수집하려고 크리드, 본드넘버나인. 메종 프란시스 커정 같은 니치들을 마구 사들이는, 주객이 전도된 아주 그냥 상뵨퇘들이 있는데, 이 양반들이 보이는 샘플 수집 행각의 시간과 몰두와 돈G랄은 보는 것만인데도 감당하기 벅차다. 그런데 그 열정은 경이롭다.
문화적 가치
브랜드마다 각다른 샘플 케이스 디자인의 크리에이티브.
정서적 가치
이 놀라운 향기들을 작은 용기에 가두어 내가 소유하고 있다는 욕망의 충족감. 특히 팜므가 옴므향수를 옴므가 팜므향수를 수집하고 있는 행동은, 실현되지 못한 이상적 이성에 대한 갈구가 투사된 것으로 여길 수 있는 이유가 상당하다.
향수 샘플의 에피소드 - 향수가 불러일으키는 에로틱한 감성
펜할리곤스를 전혀 모르는 팜므 지인에게 △△△△△(비공개)향수 샘플을 펜할리곤스 입문용으로 건넸고, 그날 저녁에 뚜껑으로 살짝 딥해서 팔에 바르고는 잊고 있었는데 자다가 무심결에 계속 맡아지는 베이스노트 향기는 인식하지 못하고 자꾸만 가슴이 두근세근해서 "내가 어디 심장이 아픈가?" 걱정했었다고.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생각해봤더니, 바를 때와는 전혀 다른 후반 향기가 어제 밤새 뒤척일 때마다 났었는데 내가 그걸 몰랐고 찐남색 수트를 말쑥하게 차려입은 젠틀한 신사(뭐 조지클루니 정도라나)가 자꾸 연상되더라구... 아무래도 그것 때문에 자면서 설레였던 것 같아 ㅎㅎ"라는 말.
냄새가 연상시킬 수 있는 상상력, 창의성, 과거 회기성, 추억 환기성은 참으로 오~ 놀라워라.
이 양반 덕분에 △△△△△이 전반적으로 팜므 색채이면서 베이스노트로 갈수록 옴므적 느낌도 보이는 향수임을 재발견!
구입한 펜할리곤스 그 무엇과 득템한 샘플 2개가 연두빛 가방으로 안착.
이날 응대해주신 라 부티크 블루 직원은 봄 초여름에는 못뵈었던 새로운 스태프였는데,
하이엔드적 문화상품 관심층(적극적·잠재적 소비자)에 대한 응대 방식, 화법, 상황 판단의 소양이 정말 뛰어난 분이었다.
어떤 점이 그렇다 글로 뭐라고 장황히 묘사하기에는 어려우며 설명한다 해도 공감하기에 한계가 있으니 직접 겪어봐야 하는 영역.
고객과 직대면으로 소통하는 소매적 서비스 기업의 흥망성쇠는 전적으로 일선 직원의 타고난 소양*에 달려 있다.
* 타고난 소양: 그 인생에 로또급 가치가 되는 대오각성이 있지 않고서는, 왠만한 노력·학습으로는 소양이 향상되지 않는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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