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 선릉 카페 소쿠리베니스 핸드드립 주크박스 아날로그
역삼 선릉역 4번출구의 핸드드립 카페 소쿠리베니스에 두 번째 방문한 날.
선릉 소쿠리 베니스에는 처음 갔을 때 보이지 않던 웬 큰 덩어리가 입구 옆에 있었다.
외관을 보니 60~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미국 영화에서 종종 보이는 주크박스였다.
요즘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복고, 빈티지, 옛것이 트렌드적으로 새로운 문화 현상이기 때문에, 이 주크박스도 당연히 겉모양만 옛날 모습을 씌운 디지털 음원 방식의 신식 주크박스라고 판단했다.
* 관련 글 : 소쿠리베니스 - 강남 초대형 빌딩들의 숲에 은둔한 핸드드립 커피점
이 덩어리를 한참 응시하고 있으니, 직원님이 약간은 뽐내듯 자부심이 담긴 말을 건넨다.
'이거 지난 번에 못보셨었지요?'
나는 당연히 옛날 아날로그 주크박스가 한국에 있을리가 없다는 단정을 깔고 물었다.
'이거 음원 컴퓨터 하드웨어로 작동하는 거지요?'
직원은 (디지털이) 아니라면서 주크박스의 뚜껑을 열어 7인치 비닐 레코드들이 빼곡히 꽂혀 있는 내부를 보여준다.
이런~~섣부른 단정이 머쓱해지는 순간이다.
이 덩어리는 진짜 1950년대 전후에 생산되고 유행했을 7인치 비닐판으로 노래가 틀어져 나오는 미국 주크박스였다.
(7인치 레코드판은 LP와 비교해서 재생기의 구동적 차이는 있지만 쉽게 말해서 미니 LP로 보면 됨)
이 아날로그 주크박스는 영화에서 본 것 말고는, 예전에 어느 호텔 바에 전시되어 있는 실물을 본 게 처음이었다.
그리고 소쿠리베니스에서 두 번째로 주크박스의 실물을 보고 만져보기까지 했다.
나의 눈과 손은 큰 호강을 한 거다.
조작 방식은 곡번호 버튼을 힘을 주어 손가락으로 누르면 철커덩하며 해당 비닐 레코드가 턴테이블에 얹혀서 노래가 나오는, 디지털 방식이 전혀 간여되지 않은 전동식이다.
여기에 동전을 넣고 곡을 선택하면 노래가 나온다.
왼쪽에 원형을 이루고 있는 빗살 모양의 홀더에는 7인치 비닐(흔히 말하는 그 비닐봉투의 vinyl이다) 레코드가 80장 정도 꽂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전을 넣고 곡 버튼을 누르면 반도체 만드는 로보트손 비슷한 팔이 해당 레코드를 꺼내서 턴데이블에 내려 놓고 음악을 재생한다.
수록곡.
Rowe AMI社의 주크박스.
서양의 경매 사이트에서 소쿠리베니스 제품과 비슷한 제품의 시세가 USD 3,000~4,000인 것을 보면, 이 주크박스가 소쿠리베니스에 안착되기까지 제품 가격에 운송비와 통관비를 포함해서 최소한 USD 6,000 이상은 지불되었을 것으로 추측해본다.
Rowe AMI 주크박스 관련 자료 동영상 : http://www.youtube.com/watch?v=wwFOO4E9-3U
* 소쿠리베니스의 주크박스 총평
한국에서 겉모습만 한국적이거나 서양적으로 옛스럽게 꾸민, 흉내낸 복각된 빈티지 사물은 을지로 지하상가/남대문시장/고속터미널 지하상가에 가면 저렴한 가격에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그리고 시중에는 이렇게 구한 소품들로 흉내낸 빈티지를 꾸민 카페나 술집은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소쿠리베니스의 주크박스는 '놀랍게도' 이런 빈티지 흉내와 척과는 격을 달리하며, 진짜 예전(1930~70년대) 미국의 음악문화를 가져온 앤틱이며 유물의 의미를 지닌다.
이 주크박스를 여기까지 가져온 소유자인 소쿠리베니스의 주인장은 [단지 빈티지풍]으로 꾸미는 흉내에 관심 있는게 아니라, 진짜 옛 것의 문화적 가치를 추구하고 자신의 카페를 진품 앤틱으로 갖추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자존심 강한, 한마디로 고수 콜렉터이다. 물론 이런 앤틱 콜렉션은 지대한 관심과 열정에 금전적인 뒷받침이 이루어졌을 때 그 성과가 나타나는 고급 주제에 속한다.
소쿠리베니스에 자주 가고 싶게 만드는 유인원(誘引原)으로, 커피라는 미각적 유희에 주크박스라는 문화적 유희 하나가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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