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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 시 성북동 비둘기, 성북동 카페적 레스토랑 성북동 비둘기, 성북동 카페 거리
※ 이 내용은 2013년 3월 중순에 방문·작성했던 성북동 비둘기의 리뷰를 6개월 지난 시점에 게재하는 글이며 당시와 지금의 제반 상황은 다를 수 있습니다.
카페의 시대문화적 정의
80, 90년대의 카페
요즘처럼 커피가 세분화되어 접근되지 않았던 80~90년대에 간판에 쓰였던 '라이브 카페 □□□'는 커피보다는 술과 안주를 위주로 하는 음악 주점의 별칭이었고,
(지금도 아현동이나 특정 동네에 밀집해 있는) 꽃마차, 순정, 잎새 같은 3자 이내 이름의 카페들 역시 그 시절에 생겨나서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소규모 프라이빗한(?) 술집들의 통칭이며,
커피, 우산 꽂아 나오는 파르페, 레몬차를 팔고 테이블에 전화가 놓여 있기도 했던 휴게음식점을 일컫는 말 [커피숍]이 요즘 [카페]의 의미적인 전신이다.
2000년대의 카페
그렇지만 2000년대 들어서서 사용되기 시작한 [카페]는 인터넷 동호회 시스템의 대명사이기도 하며, 커피를 생두 단계에서 부터 맛과 향으로 낱낱히 분석적 관점으로 보면서, 커피의 향미를 느끼는 데 영향을 미치는 냄새음식·담배와의 공존을 가급적 피하는 '커피 중심의 문화 공간'이 사람들 사이에 합의된 요즘의 문화 정의어로서의 카페이다.
2010년 이후의 카페와 레스토랑
경양식이라는 말이 이제는 사어死語가 된 것처럼 레스토랑이라는 단어도 사어의 기미가 보이는 요즘 시점에서, 시간이 더 흐른 후에는 카페가 식음료를 담는 복합 요식업소로 문화적인 합의 될 수도 있다.
근원론 입장으로 커피를 업 삼는 이들 중에는, 카페라는 개념이 80-90년대식으로 희석되었던 것은 과거지사이기도 해서 그랬거니 생각하지만, 레스토랑의 개념으로 혼합희석되어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물론 그런 우려에는 큰틀에서 커피의 문화/산업 가치적 헤게모니의 밥그릇 지킴 논리도 반영되어 있다.
의약분업, 의사약사 그들의 밥그릇 싸움 맥락과 다르지 않은.
생계형 매출 향상 지향 카페의 오너는, 카페 이름을 달고 커피와 음식을 함께 파는 행동에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 게 자연스러우며, 딱히 그럴 심적 동기도 있을 이유가 없다.
그렇게 용어를 넓게 희석해 적용하면, 패밀리레스토랑에 커피 메뉴도 있으니...아웃백 카페, TGI 카페라고 말하더라도 무리가 없음이며.
검색엔진에서 성북동, 카페, 핸드드립 등을 찾아보다가 눈에 띈 새로운 이름...성북동 비둘기.
예전부터 성북동에 가끔씩 들를 때마다, 꽤나 만만한 저 제목으로 뭔가가 생길만한데도 왜 사람들이 아직 저 이름을 시도하지 않을까 했는데 드디어 등장.
그런데 대부분의 리뷰에서 [카페 성북동 비둘기]로 명칭되고 있는데, 내용을 읽어보면 고르곤졸라, 볼로네제, 까르보나라도 만드는 곳이길래, 그곳의 정체성을 확인하러 가보기로 했다. 브런치 카페라고 명명되기도 하는 성북동 비둘기.
성북동 비둘기에 가는 길에 있는 카페 에이프릴.
이곳은 카페 이름이 붙어 있는데 넓지 않은 공간에서 커피, 피자, 파스타, 스테이크까지 다 판다.
성곽을 뒤로하는 곳에 위치한 성북동 비둘기.
도가니탕 설렁탕집 앞을 지나는데 곤 국물 특유의 그 독한 쫀내가 폐부 깊숙히 흡입된다.
장의사 앞 지나갈 때는 숨 멈추고 지나야한다는 옛날 국딩들의 미신(?)처럼 식당 근처에서부터 코를 막고 통과하지 않으면 쫀내 맡음은 피할 수 없다.
성북동 비둘기의 전신은 중국식 태국식 이태리식 음식을 모두 만드는 퓨전 레스토랑이었는데 성북동 비둘기로 바뀌면서 주인도 바뀌었는지는 알 수 없음.
성북동 비둘기에 들어와서 본 입구.
비니루 자동문이 위로 순식간에 열리고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파스타 향신료들의 시큼하거나 짭쪼름한 냄새가 온몸을 휘감고.
식사류 메뉴 : 피자, 파스타, 샌드위치, 빠니니, 샐러드.
브런치 카페가 자칭인지 타칭인지는 모르겠으나 브런치라고 하기에는 음식 메뉴가 정식스러움.
오너가 커피에 충실한 카페를 자임하면서 동시에 자칭으로 브런치 카페라는 말을 붙이는 건,
카페임을 스스로 주장하면서도 경계모호하게 잡다구리 두 토끼 열 토기 잡을 수 있는 자기모순 눈을감자 면허증이거나 꼼수증.
천장은 비샐듯 낡고 바래고 착색되어 보이는 꼬불꼬불한 플라스틱 스라브 지붕을 그려낸 디자인.
그럴리 없지만, 실제로 이 자재 한겹만 천장에 얹은 거라면, 밖에서 돌덩이 하나 던져 올리면 구멍 뽕 뚫리면서 안으로 떨어진다.
이런 디자인 발상 멋짐.
아메리카노 주문.
양은 쟁반.
LA SPAZIALE 라스파지알레 S40 에스프레소 머신.
아직은 개별포장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성북동 비둘기 레스토랑.
바닥에 맨홀 뚜껑.
화장실 앞에 다다르니 참신한 도안이 눈에 들어왔다.
먼저 리뷰하신 다른 이들의 50여 건 글(2013년 3월 기준)에서는 애써(?) 화장실 표시를 다루지 않은 특이한 사실도 있고, 기발한 화장실은 왠지 자세히 소개해야 하는 의무감.
여 지인 왈, "헐~ 음.....험....직설적 표현이긴 한데 포인트 잘 잡았고 올리기를 부러 삼갈 이유는 없겠는데요"
남 지인 왈, "뭐 전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에 리얼리티가 더해진 건데 발상이 재밌네요"
다른 어느 카페의 화장실 표시.
성북동 비둘기는 건물 외벽에 커피 관련 수식어(roasted, coffee)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구성 요소(건물 안팎, 메뉴, 명함) 어디에도 카페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니, 카페(?) 에이프릴처럼 두토끼 정체성을 거론할 여지는 없다. 현재가 유지되는 한.
카페인 척 하는 음식점들이 하도 많은 이유로 방문해봤으며
강의에 저서에 대단한 커피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정작 자신의 카페(?)에서는 커피 마시러 온 고객에게 스파게티의 짠쫀내를 덤으로 제공하는 어느 하이브리드 융합 파스타집+카페를 운영하는 커피전문가 오너 양반이 제공한 영감 덕분에 일부러 방문했던,
성북동 비둘기는 카페를 자칭하지 않고 있으며 타칭으로 브런치카페라고 하기에도 조리음식의 비중이 많이 충만하므로,
카페가 아닌 레스토랑임을 최종 확인.
현실과 싸우며 고집스레 커피만을 추구하는 메종 정신의 커피인들 입장에서는,
개나들 소나들 카페 이름을 붙여 음식 팔며 장사하는 모양새가 그리 탐탁지는 않다.
※ 그럼에도 메종적 카페의 오너들 모두는 음식점적 카페(커피점)의 생계적 입장에 비판적 동질감과 이해의 심정을 갖는다.
오롯한 커피를 추구하는 분들의 그 마음과 같은 노래 ... 나에게 쓰는 편지 (1991) / 신해철
※ 이 내용은 2013년 3월 중순에 방문·작성했던 성북동 비둘기의 리뷰를 6개월 지난 시점에 게재하는 글이며 당시와 지금의 제반 상황은 다를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 다방기행문 표지 및 본문 (다방기행문 : 세상 끝에서 마주친 아주 사적인 기억들|유성용|책읽는수요일)
카페의 시대문화적 정의
80, 90년대의 카페
요즘처럼 커피가 세분화되어 접근되지 않았던 80~90년대에 간판에 쓰였던 '라이브 카페 □□□'는 커피보다는 술과 안주를 위주로 하는 음악 주점의 별칭이었고,
(지금도 아현동이나 특정 동네에 밀집해 있는) 꽃마차, 순정, 잎새 같은 3자 이내 이름의 카페들 역시 그 시절에 생겨나서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소규모 프라이빗한(?) 술집들의 통칭이며,
커피, 우산 꽂아 나오는 파르페, 레몬차를 팔고 테이블에 전화가 놓여 있기도 했던 휴게음식점을 일컫는 말 [커피숍]이 요즘 [카페]의 의미적인 전신이다.
2000년대의 카페
그렇지만 2000년대 들어서서 사용되기 시작한 [카페]는 인터넷 동호회 시스템의 대명사이기도 하며, 커피를 생두 단계에서 부터 맛과 향으로 낱낱히 분석적 관점으로 보면서, 커피의 향미를 느끼는 데 영향을 미치는 냄새음식·담배와의 공존을 가급적 피하는 '커피 중심의 문화 공간'이 사람들 사이에 합의된 요즘의 문화 정의어로서의 카페이다.
2010년 이후의 카페와 레스토랑
경양식이라는 말이 이제는 사어死語가 된 것처럼 레스토랑이라는 단어도 사어의 기미가 보이는 요즘 시점에서, 시간이 더 흐른 후에는 카페가 식음료를 담는 복합 요식업소로 문화적인 합의 될 수도 있다.
근원론 입장으로 커피를 업 삼는 이들 중에는, 카페라는 개념이 80-90년대식으로 희석되었던 것은 과거지사이기도 해서 그랬거니 생각하지만, 레스토랑의 개념으로 혼합희석되어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물론 그런 우려에는 큰틀에서 커피의 문화/산업 가치적 헤게모니의 밥그릇 지킴 논리도 반영되어 있다.
의약분업, 의사약사 그들의 밥그릇 싸움 맥락과 다르지 않은.
생계형 매출 향상 지향 카페의 오너는, 카페 이름을 달고 커피와 음식을 함께 파는 행동에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 게 자연스러우며, 딱히 그럴 심적 동기도 있을 이유가 없다.
그렇게 용어를 넓게 희석해 적용하면, 패밀리레스토랑에 커피 메뉴도 있으니...아웃백 카페, TGI 카페라고 말하더라도 무리가 없음이며.
검색엔진에서 성북동, 카페, 핸드드립 등을 찾아보다가 눈에 띈 새로운 이름...성북동 비둘기.
예전부터 성북동에 가끔씩 들를 때마다, 꽤나 만만한 저 제목으로 뭔가가 생길만한데도 왜 사람들이 아직 저 이름을 시도하지 않을까 했는데 드디어 등장.
그런데 대부분의 리뷰에서 [카페 성북동 비둘기]로 명칭되고 있는데, 내용을 읽어보면 고르곤졸라, 볼로네제, 까르보나라도 만드는 곳이길래, 그곳의 정체성을 확인하러 가보기로 했다. 브런치 카페라고 명명되기도 하는 성북동 비둘기.
성북동 비둘기에 가는 길에 있는 카페 에이프릴.
이곳은 카페 이름이 붙어 있는데 넓지 않은 공간에서 커피, 피자, 파스타, 스테이크까지 다 판다.
성곽을 뒤로하는 곳에 위치한 성북동 비둘기.
도가니탕 설렁탕집 앞을 지나는데 곤 국물 특유의 그 독한 쫀내가 폐부 깊숙히 흡입된다.
장의사 앞 지나갈 때는 숨 멈추고 지나야한다는 옛날 국딩들의 미신(?)처럼 식당 근처에서부터 코를 막고 통과하지 않으면 쫀내 맡음은 피할 수 없다.
성북동 비둘기의 전신은 중국식 태국식 이태리식 음식을 모두 만드는 퓨전 레스토랑이었는데 성북동 비둘기로 바뀌면서 주인도 바뀌었는지는 알 수 없음.
성북동 비둘기에 들어와서 본 입구.
문 앞에 설치되어 있는 신기한 자동문 : 코마츠코리아라는 기업이 만든 스피드도어라고.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요란히 열리는 문에 화들짝.
비니루 자동문이 위로 순식간에 열리고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파스타 향신료들의 시큼하거나 짭쪼름한 냄새가 온몸을 휘감고.
식사류 메뉴 : 피자, 파스타, 샌드위치, 빠니니, 샐러드.
브런치 카페가 자칭인지 타칭인지는 모르겠으나 브런치라고 하기에는 음식 메뉴가 정식스러움.
오너가 커피에 충실한 카페를 자임하면서 동시에 자칭으로 브런치 카페라는 말을 붙이는 건,
카페임을 스스로 주장하면서도 경계모호하게 잡다구리 두 토끼 열 토기 잡을 수 있는 자기모순 눈을감자 면허증이거나 꼼수증.
천장은 비샐듯 낡고 바래고 착색되어 보이는 꼬불꼬불한 플라스틱 스라브 지붕을 그려낸 디자인.
그럴리 없지만, 실제로 이 자재 한겹만 천장에 얹은 거라면, 밖에서 돌덩이 하나 던져 올리면 구멍 뽕 뚫리면서 안으로 떨어진다.
이런 디자인 발상 멋짐.
아메리카노 주문.
양은 쟁반.
LA SPAZIALE 라스파지알레 S40 에스프레소 머신.
아직은 개별포장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성북동 비둘기 레스토랑.
바닥에 맨홀 뚜껑.
화장실 앞에 다다르니 참신한 도안이 눈에 들어왔다.
먼저 리뷰하신 다른 이들의 50여 건 글(2013년 3월 기준)에서는 애써(?) 화장실 표시를 다루지 않은 특이한 사실도 있고, 기발한 화장실은 왠지 자세히 소개해야 하는 의무감.
여 지인 왈, "헐~ 음.....험....직설적 표현이긴 한데 포인트 잘 잡았고 올리기를 부러 삼갈 이유는 없겠는데요"
남 지인 왈, "뭐 전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에 리얼리티가 더해진 건데 발상이 재밌네요"
그래도 동방예의지국 거주민으로서 완곡 노력코자 섬네일로 부착하니 디자인의 자세한 보기를 원하는 분께서는 판도라의 클릭을.
다른 어느 카페의 화장실 표시.
성북동 비둘기는 건물 외벽에 커피 관련 수식어(roasted, coffee)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구성 요소(건물 안팎, 메뉴, 명함) 어디에도 카페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니, 카페(?) 에이프릴처럼 두토끼 정체성을 거론할 여지는 없다. 현재가 유지되는 한.
카페인 척 하는 음식점들이 하도 많은 이유로 방문해봤으며
강의에 저서에 대단한 커피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정작 자신의 카페(?)에서는 커피 마시러 온 고객에게 스파게티의 짠쫀내를 덤으로 제공하는 어느 하이브리드 융합 파스타집+카페를 운영하는 커피전문가 오너 양반이 제공한 영감 덕분에 일부러 방문했던,
성북동 비둘기는 카페를 자칭하지 않고 있으며 타칭으로 브런치카페라고 하기에도 조리음식의 비중이 많이 충만하므로,
카페가 아닌 레스토랑임을 최종 확인.
현실과 싸우며 고집스레 커피만을 추구하는 메종 정신의 커피인들 입장에서는,
개나들 소나들 카페 이름을 붙여 음식 팔며 장사하는 모양새가 그리 탐탁지는 않다.
※ 그럼에도 메종적 카페의 오너들 모두는 음식점적 카페(커피점)의 생계적 입장에 비판적 동질감과 이해의 심정을 갖는다.
오롯한 커피를 추구하는 분들의 그 마음과 같은 노래 ... 나에게 쓰는 편지 (1991) / 신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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